법무부, ISDS 영국 법원에 배상금 판정 취소소송 승소
엘리엇 향후 항소 결정하면 본안 소송 원점 진행
항소할 경우 청와대 등 정부 개입 여부 관건
국정농단 관련자 유죄 판결은 불리한 정황
엘리엇 향후 항소 결정하면 본안 소송 원점 진행
항소할 경우 청와대 등 정부 개입 여부 관건
국정농단 관련자 유죄 판결은 불리한 정황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미국 사모펀드 엘리엇이 제기한 국제투자분쟁(ISDS) 취소소송에서 승소하며 1600억원의 배상금을 잠정 면제 받았다. '한국 정부로 인해 손해를 입었다'는 엘리엇의 주장에 대해 우리정부는 '국민연금'은 정부가 아니라는 주장을 폈고 받아들여졌다. 다만 엘리엇이 항소할 경우 다시 원점부터 ISDS 절차를 거쳐야 한다. 최악의 경우 배상금이 더 커질 가능성도 열려있다.
조아라 법무부 국제투자분쟁과 과장(부장검사)은 24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삼성물산 제일모직 합병을 반대했던 엘리엇에 대한 배상금 판정 취소소송에서 승소했다"며 "3전 4기 도전을 통해 영국 법원에서 3%에 불과한 중재판정 취소 판정을 받아냈다"고 말했다.
엘리엇 사건은 2015년으로 거슬로 올라간다. 지난 2015년 당시 박근혜 대통령,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국민연금공단이 합병 찬성을 하도록 부당한 압력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의 지지를 바탕으로 '삼성물산'의 주가는 과도하게 저평가, 제일모직의 가치는 과대평가 된 상황에서 합병이 성사되며 삼성물산 주주는 손해를 입게 됐다. 합병 전 제일모직 주식만 가지고 있던 이재용 회장은 합병을 통해 삼성그룹 전체에 대한 지배력을 확고히 할 수 있게 됐다. 이 회장은 지난해 7월 부당합병 의혹에 대해서 대법원에서 무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삼성물산의 주주였던 엘리엇은 삼성물산 제일모직 간의 합병 과정에서 우리 정부의 개입으로 인해 1조원의 주가하락 손상을 입었다며 2018년 7월 ISDS를 제기한다. 삼성물산의 주주이기도 했던 국민연금이 주주 이익을 위해 합병에 반대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2023년 6월 우리 정부는 중재절차에서 일부 패소하며 배상금 약 600억원, 지연이자 1000억원 등 총 1600억원의 배상책임을 지게됐다. '청와대→보건복지부→국민연금'으로 이어지는 정부 기관이 삼성물산 제일모직 합병과정에서 찬성표를 던지면 삼성물산 주주인 엘리엇이 손해를 봤다는 것이었다.
한 달 뒤 우리정부는 중재국인 영국 법원에 취소소송을 제기했으나 요건이 안 된다며 각하 판단을 받았다. 한미 FTA 제 11.1조에 있는 ISDS 소송의 적용 범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이후 우리정부는 다시 취소소송에 대해 항소를 했고 2025년 7월 각하판결을 뒤집고 취소소송 1심 환송 판결을 받았다.
이후 우리정부는 중재재판 일부 패소 내용과 관련해 '국민연금은 정부가 아니다'는 논리를 폈다. △국민연금은 별개의 법인이며 △공적연금기금 운용은 국가 핵심 기능이 아니고 △국민연금 의사결정 과정은 독립됐음을 주장했다. 영국 법원은 '국민연금은 정부기관이 아니다'는 논리를 받아들였고 '청와대→보건복지부→국민연금'으로 이어지는 정부기관 논리가 깨졌다.
다만 이번 취소소송 승소는 본안에 대한 승소가 아니라 중재소송 원점(환송)으로 돌아가 다시 판단을 받아야 한다는 의미다. 엘리엇이 항소하고, 영국 법원이 받아들일 경우 핵심 쟁점을 다시 다퉈야 한다. 본안 소송에서는 취소소송의 논리가 뒤집혀 '국민연금은 정부기관'이라거나 우리 정부의 책임이 인정될 수도 있다. 2023년 당시 배상금 600억원에 지연이자 1000억원 이었는데 최악의 경우 배상금과 지연이자 모두 증가할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 반대로 론스타 사례처럼 우리정부가 완전 승소해 배상책임이 0원이 될 수도 있다.
법무부 민경원 검사는 "국정농단 관련자들이 국내 법원에서 유죄 확정판결을 받은 것은 앞선 소송과 향후 소송에서 불리한 영향이 있다"며 "항소가 받아들여지고 엘리엇의 손해가 입증될 경우 배상 금액이 달라(증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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