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개가 튀어나왔어, 정말로” 배달기사 말 믿고 끝까지 수사한 경찰 덕분에 [고마워요 공복]

김희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2.25 13:32

수정 2026.02.25 13:31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사진=뉴시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상대의 과실로 교통사고가 발생했으나 증거가 없어 보상을 받지 못할 위기에 처했던 20대 배달기사가 경찰의 적극적인 수사 덕분에 억울함을 푼 사연이 전해졌다.

입증 어려운 단독사고, 종결 대신... 주변 설득하며 수사한 경찰

25일 제주동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배달 기사 A씨는 지난 10일 제주시 한 도로에서 오토바이를 몰다 넘어지는 사고를 당했다. A씨는 당시 내리던 비로 인해 천천히 주행 중이었으나, 견주와 함께 인도를 걷던 반려견이 갑자기 차도로 튀어나와 이를 피하려다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A씨는 병원 치료는 물론 생계에 필요한 오토바이까지 파손되는 피해를 봤다. 문제는 "개가 갑자기 튀어나와 피할 수 없었다"는 A씨의 주장을 입증할 근거를 찾기 어려웠다는 점이다.

인명 및 재산 피해가 크지 않은 사고였기에 A씨의 단독과실로 사고가 마무리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동부경찰서 고충옥 교통범죄수사팀장과 현주헌 수사관은 사고를 그대로 종결시키는 대신, A씨 말에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사건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그들이 주목한 건, 사건 초기 사고 장소 주변 30~40m 거리에서 발견한 식당 CCTV였다. 고장 났다는 말에 증거에서 배제됐던 CCTV지만 식당 측을 설득해 자료를 확인한 결과, A씨가 진술한 내용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배달기사 "윽박질러도 평정심 잃지않은 경찰, 너무 고맙습니다"

A씨는 최근 제주경찰청 홈페이지에 자신의 사연을 올리고 두 경찰관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는 "단독 사고로 종결될 뻔한 억울한 상황이라 극심한 스트레스에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고, 고 팀장에게 윽박지르는 큰 실수를 범하기도 했다. 하지만 고 팀장은 평정심을 잃지 않고 친절한 태도로 응대해 주셨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또 현 수사관에게도 "실무자로서 현장 주변의 CCTV를 끈질기게 추적하고 정밀하게 분석해 가해 견주의 과실을 입증할 결정적 증거를 확보해 주셨다"며 거듭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에 고 팀장과 현 주무관은 "경찰로서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감사 인사가 큰 힘과 보람이 된다"고 답했다.


'국민의 심부름꾼'이지만 욕을 참 많이 먹는 공무원, 그래도 그들이 있어 우리 사회는 오늘도 돌아갑니다. [고마워요, 공복]은 숨겨진 이야기들을 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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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g@fnnews.com 김희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