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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데려다 놓고 얼음주머니 하나 줬다"… 린샤오쥔 방치에 中 빙상 전설 '극대노'

전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2.28 17:40

수정 2026.02.28 17:40

"천재 데려다 놓고 6년간 대체 뭘 했나"… 영입 주도했던 왕멍의 '작심 비판'
"코치진은 눈 가리고 입 막아"… 우물 안 개구리 전락한 中 시스템 직격
재활 스태프 '0명', 낡은 얼음주머니로 버텨… 귀화 에이스 두 번 울린 '처참한 홀대'

한국 출신 중국 귀화 선수 쇼트트랙 린샤오쥔(한국명 임효준)이 18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 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 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500m 준준결승을 마친 뒤 아쉬워하고 있다.뉴시스
한국 출신 중국 귀화 선수 쇼트트랙 린샤오쥔(한국명 임효준)이 18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 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 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500m 준준결승을 마친 뒤 아쉬워하고 있다.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중국 쇼트트랙의 전설적인 인물이자 전 국가대표 총감독인 왕멍이 단단히 뿔이 났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 ‘노메달’에 그친 린샤오쥔(한국명 임효준)을 향해 일부 비난 여론이 일자, 오히려 중국 빙상계의 썩은 민낯을 가감 없이 폭로하며 그를 적극 옹호하고 나선 것이다.

최근 시나닷컴과 소후닷컴 등 중국 주요 포털과 스포츠 매체들은 왕멍의 개인 SNS 라이브 방송 발언을 대서특필하며 중국 체육계의 부실한 지원 시스템을 연일 질타하고 있다.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올림픽 일정이 끝난 직후 왕멍은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라이브 방송을 켜 중국 쇼트트랙 대표팀 코치진을 향해 작심 비판을 쏟아냈다.

한국 출신 중국 귀화 선수 쇼트트랙 린샤오쥔(한국명 임효준)이 쇼트트랙 가 14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 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 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500m 준준결승에서 탈락하자 아쉬워하고 있다.뉴시스
한국 출신 중국 귀화 선수 쇼트트랙 린샤오쥔(한국명 임효준)이 쇼트트랙 가 14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 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 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500m 준준결승에서 탈락하자 아쉬워하고 있다.뉴시스

가장 날이 선 대목은 린샤오쥔에 대한 중국 대표팀의 '방치' 수준에 가까운 홀대였다.

왕멍은 "내가 린샤오쥔을 중국으로 데려온 지 벌써 6년이 지났다. 그는 천재였고 내 선택은 지금도 절대적으로 옳았다고 믿는다"며 입을 열었다.

이어 그녀는 장징 총감독을 비롯한 코치진을 겨냥해 "문제는 지난 6년 동안 도대체 선수들을 어떻게 훈련시켰느냐는 것"이라며, "유럽은 개방적이고 전문적인데 우리는 문을 걸어 잠그고 고립된 훈련만 했다. 전술은 혼란스럽고 코치진부터 단장까지 눈 가리고 입 막고 도대체 뭘 관리한 건가"라며 맹비난했다.

특히 린샤오쥔이 그간 겪었던 촌극 같은 대우도 도마 위에 올랐다. 왕멍의 폭로에 따르면, 린샤오쥔은 부상을 안고 출전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지난해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당시 곁에 전담 재활 트레이너조차 없었다.

중국 쇼트트랙 린샤오쥔(한국명 임효준)이 1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500m 준준결승에서 조4위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준결승 진출에 실패한 후 아쉬워하고 있다.뉴스1
중국 쇼트트랙 린샤오쥔(한국명 임효준)이 1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500m 준준결승에서 조4위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준결승 진출에 실패한 후 아쉬워하고 있다.뉴스1

지방팀 유망주들도 받는 기본적 지원에서조차 배제된 채, 낡은 얼음주머니를 홀로 뒤집어쓰고 무거운 장비를 직접 나르며 회복을 버텨야 했다는 것이다.

왕멍은 "6년의 피눈물은 누가 책임질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린샤오쥔의 올림픽 부진이 선수의 기량 저하가 아닌 중국 시스템의 철저한 무능과 방치에서 비롯됐음을 명확히 했다.

중국 쇼트트랙의 영웅 왕멍(가운데)의 과거 경기 장면. 연합뉴스
중국 쇼트트랙의 영웅 왕멍(가운데)의 과거 경기 장면. 연합뉴스

결과적으로 귀화 선수를 향해 쏟아지던 비난의 화살은 왕멍의 폭로를 기점으로 중국 빙상계의 후진적인 행정 비판으로 완전히 방향을 틀었다.


세계 최고 수준의 기량을 갖춘 천재 선수를 영입해 놓고도, 6년이라는 금쪽같은 시간 동안 제대로 된 지원조차 하지 못한 중국 쇼트트랙의 씁쓸한 현실이 전 세계에 생중계된 셈이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