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검찰·법원

"LEE에서 YI로 바꿔달라" 소송냈지만...法 "개인 선호 표기 안돼"

정경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3.09 10:35

수정 2026.03.09 10:35

재판부 "즉시 이의신청 않아, 인정하기 어려워"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여권의 로마자 이름을 개인의 선호에 따라 변경할 수 없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이상덕 부장판사)는 지난해 12월 이모씨가 자신의 여권 성 영문 표기를 'LEE'에서 'YI'로 변경해달라며 외교부 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여권영문명변경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선고했다.

이씨는 두 차례 여권을 발급받을 당시 성을 'LEE'로 발급받았다. 이후 지난 2024년 5월 자신의 여권 영문 성 표기를 'LEE'에서 'YI'로 변경해줄 것을 신청했다. 하지만 외교부는 여권법에 따라 이씨의 신청이 변경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거부했다.

이에 이씨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씨는 재판에서 "첫 여권 발급을 신청할 때, 이씨를 'YI'로 표기해 신청했는데 담당 공무원이 임의로 'LEE'로 고쳐 발급했다"며 "당시 여권을 재발급 받을 시간이 부족해 'LEE'로 표기된 여권을 사용했다. 2차 여권을 발급 받을 때도, 'YI'로 표기했지만 담당 공무원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해 발급받을 수 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고등학교 시절부터 'YI'로 표기해왔고, 신용 카드 발급 등 금융거래와 영어능력시험, 사원증과 군 전역 증명서 등에서도 'YI'로 표기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여권 법령은 원칙적으로 여권의 로마자 성명을 가족관계등록부에 등록된 한글 성명을 음절 단위로 음역에 맞게 표기하도록 하고, 로마자 성명을 변경할 수 있는 예외적인 사유를 제한적으로 열거하고 있다"며 "이러한 규정은 대한민국 여권의 대외신뢰도를 유지·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1차 여권 발급 시에 담당 공무원이 원고 성 표기를 원고의 신청과 달리 임의로 수정했다는 주장은 원고가 즉시 이의신청을 하지 않아 인정하기 어렵고, 공무원이 신청인의 명시적 의사에 반해 임의로 수정했을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며 "원고의 여권 로마자 표기를 원고의 신청대로 변경하지 않더라도 원고의 일상생활이나 경제활동에 현실적인 불편이 발생하지도 않는다.
원고도 자신에게 생활상 어떤 불편이 있어서 여권 로마자 성명 표기 변경을 신청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YI'라는 표기를 선호하는 개인적 신념 때문에 이 사건 변경 신청을 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고 덧붙였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