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검찰·법원

0시 10분 '1호 사건' 접수… 피청구인은 대법원 [재판소원제 시행 첫날]

장유하 기자,

정경수 기자,

김동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3.12 18:54

수정 2026.03.12 18:53

시리아인 강제퇴거명령 취소件
2호는 납북귀환어부 유족 제기
"본안 회부까지 시간 걸릴 것"
'사법개편 3법' 공표 첫날인 12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민원실에 재판소원 안내문이 붙어 있다. 헌재는 이날 오후 6시 기준 16건의 재판소원 사건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뉴시스
'사법개편 3법' 공표 첫날인 12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민원실에 재판소원 안내문이 붙어 있다. 헌재는 이날 오후 6시 기준 16건의 재판소원 사건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뉴시스
판사·검사의 오판을 처벌하는 법왜곡죄와 법원의 확정판결에 불복해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다시 받는 재판소원 시행 첫날부터 법조계가 혼란에 휩싸였다. 이재명 대통령 사건을 처리하면서 논란을 빚었던 '사법부 수장' 조희대 대법원장이 법왜곡죄로 고발당했고, 난민 사건과 국가배상 지연 사건 등도 재판소원으로 잇따라 접수됐다.

■"졸속 재판"VS"소급 불가"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병철 법무법인 IA 변호사는 지난 2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조 대법원장과 박영재 대법관(전 법원행정처장)을 법왜곡죄로 고발했다. 아직 법왜곡죄 공포 전이지만 법이 시행되면 즉시 수사에 착수해달라는 취지라고 이 변호사는 밝혔다.

조 대법원장과 박 전 법원행정처장은 지난해 5월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파기환송했다.



이 변호사는 조 대법원장 등이 지난해 5월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할 때 형사소송법을 의도적으로 왜곡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형사재판에 관여하는 법관이 타인의 권익을 해할 목적으로 서면주의 원칙을 알면서도 적용하지 않았다"는 내용을 고발장에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대법원은 3월 28일 사건을 접수한 뒤 34일 만인 5월 1일 2심의 무죄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여권에선 대법원이 수만 쪽에 달하는 사건 기록을 한 달여 만에 다 읽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졸속 재판'이라고 비판했다. 박 대법관은 이 사건이 대법원 전원합의체에 회부되기 전 주심 대법관이었다.

조 대법원장 고발 사건이 법왜곡죄 1호 사건인지는 현재까지 불분명하다. 법왜곡죄의 경우 시행 이전 수사·재판에 소급적용이 되지 않기 때문에 경찰이 이 혐의를 적용해 수사에 들어갈지 예단할 수 없다. 또 이날 전국 수사기관도 법왜곡죄 혐의 고소·고발 사건을 동시에 받기 시작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비교적 판단하기 쉬운 사건부터 먼저 조사에 들어갈 가능성도 있다.

경찰 관계자는 "(조 대법원장 고발 사건이) 민원으로 국민신문고에 제출한 만큼 사실 관계, 고발 내용과 취지 등을 확인해봐야 법왜곡죄 적용 여부를 수사팀이 판단할 수 있다"면서 "소급 적용할 수 있는지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다만 시행 첫날 접수된 사건보다 상대적으로 빨리 용인 서부경찰서에 배당한 점, 사회적 관심이 큰 점, 다른 사건은 접수 여부가 밝혀지지 않은 점 등을 감안하면 첫 사건이 될 가능성은 존재한다.

■봇물 터진 '최종심 불복'

반면 같은 날 헌재에 접수된 재판소원의 1호 사건은 '시리아 난민 강제퇴거명령 및 보호명령 취소 사건'으로 확인됐다. 헌재는 이 사건을 포함해 오후 6시 기준 총 16건을 접수받았다. 1호 사건은 오전 0시 10분 온라인을 통해 접수됐다. 해당 사건은 대법원에서 확정된 판결로, 피청구인 또한 대법원이다. 시리아인이 출입국 당국을 상대로 제기한 것으로, 자신에 대한 강제퇴거명령과 보호명령을 취소해달라는 요청을 대법원이 기각했다는 내용이다. 제2호 사건은 납북귀환어부 유족이 제기한 '형사보상 지연 국가배상청구 기각 취소 사건'으로, 피청구인은 서울중앙지법이다.


재판소원제는 △대법원을 비롯한 법원의 판단에서 헌재 결정에 반하는 취지 △헌법과 법률이 정한 적법 절차를 거치지 않은 점 △헌법과 법률을 명백히 위반해 기본권을 침해한 경우에 한정해 확정판결 30일 이내에 청구할 수 있다. 만약 헌재가 법원의 판단에 문제가 있다고 보게 된다면, 해당 법원은 재판을 다시 진행해야 한다.


헌재 관계자는 "(사건이 접수된 후) 사전 심사에서 본안으로 회부되기까지 얼마나 소요될지는 예측하지 못한다"며 "심사를 해도 전원합의체까지 가는데 시간도 있으므로 사실 좀 오래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장유하 김동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