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보험

출소하자마자 ‘몸 던지기’···합의금 장사로 또 철창行 [거짓을 청구하다]

김태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3.14 05:30

수정 2026.03.14 05:30

사기죄 복역 끝난 후 다시 보험사기
교통법규 어기는 우회전 차량 노려
보험금 청구 요구하거나 현금 편취
결국 징역 1년2월...수백만원 배상
사진=챗GPT
사진=챗GPT
[파이낸셜뉴스] 바깥 공기는 맑았다. 그는 이제 막 교도소 문을 나선 참이었다. 사기죄로 징역 2년을 받았으나 5개월여를 남기고 가석방으로 출소하게 됐다. 형이 끝나면 착실하게 땀을 흘려 돈을 벌겠다는 생각에 부풀어 있었다. 하지만 막상 나오니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

새로운 일을 하기엔 엄두가 나질 않았다.

‘개가 똥을 끊지.’ 그는 스스로를 합리화했다. 결국 자기 전공을 살릴 수밖에 없었다. 이번엔 종류를 좀 바꿨다. 교도소에 있을 때 귀동냥으로 들었던 보험사기 수법을 한번 시도해보기로 마음먹었다. 삶의 방향이 또 한번 뒤틀렸다.

사거리 우회전 차량만 노려

40대 A씨는 인천 부평구 한 사거리 신호등에 서있으면서 우회전 하는 차량을 면밀히 살폈다. 보행자 신호가 켜져 있음에도 정지하지 않고 서행으로 핸들을 꺾는 대상을 노렸다. 한 화물차가 그가 쳐놓은 그물에 걸렸다.

속도는 줄였지만 마땅히 횡단보도를 건너는 사람이 없자 슬금슬금 움직였다. A씨는 이를 놓치지 않고 튀어나가 조수석 앞 범퍼에 고의로 부딪혔다. 그리고 바닥으로 쓰려져 고통을 호소했다.

교통법류를 어긴 화물차 운전자는 할 말이 없었다. 당황해 보험사기일 수 있다는 생각은 해보지 못 했다. 결국 A씨는 그에게 보험을 접수하도록 하고 피해 명목으로 80만원 이상을 받아냈다.

다음은 새벽이었다. 운전자들이 더욱 느슨해질 때다. 3시경 보행자 신호가 점등 돼있음에도 서행하며 우회전하는 승용차가 횡단보도에 앞바퀴를 얹자마자 그는 범퍼로 돌진했다. 이번에는 운전자를 향해 ‘사고 처리를 하면 보험료가 올라가고 형사처벌도 받아야 한다’고 윽박질렀다. 운전자는 따져볼 새도 없이 A씨에게 합의금으로 현금 120만원을 내줄 수밖에 없었다.

결국 또 징역형

A씨는 이후에도 이 같은 범행을 수차례 반복해 건당 50만~100만원 정도를 편취했다. 피해자는 총 7명, 피해금은 총 700만원 이상이었다.

A씨는 결국 덜미가 잡혔고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위반과 공갈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됐다. 재판부는 △A씨가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잘못을 반성하고 있는 점 △공갈범행 피해자들 모두에게 피해금을 반환해 피해자들이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는 점 등은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누범 기간 중에도 자숙하지 아니한 채 범행을 저질렀고 A씨에게 동종 사기 및 공갈 전과도 다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실형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A씨는 징역 1년2월에 처해졌다.
배상을 신청한 피해자들에겐 각각 100만원, 150만원, 200만원을 지급하라는 명령도 함께 떨어졌다.

[거짓을 청구하다]는 보험사기로 드러난 사건들을 파헤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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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