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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민창업시대 원년 선언, 패기와 열정을 깨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3.25 18:31

수정 2026.03.25 19:07

정부, 혁신 창업가 5천명 발굴키로
실패가 경력이 되는 문화로 바꿔야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2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가창업시대 전략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2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가창업시대 전략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정부가 올해를 국가창업시대 원년으로 만들겠다며 대국민 창업 프로젝트를 25일 발표했다. 혁신창업가 5000명을 발굴해 이 중 1000명을 창업 오디션에 도전하도록 하고 최종 우승자 1명에게 10억원 이상을 지원하는 것이 골자다. 500억원 규모의 창업열풍펀드를 조성해 창업루키 100명을 지원하는 내용도 들어 있다. 수도권 쏠림을 막고 지역균형 성장을 위해 창업자 70% 이상을 비수도권에서 뽑을 것이라고 한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민관 합동으로 열린 국가창업시대전략회의에서 "누구나 아이디어만 있으면 창업에 도전할 수 있는 새로운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창업인재에게 과감히 투자할 것"이라며 "'모두의 창업'은 창업가의 도전이 핵심"이라고 했다.

한국 청년들은 성장기 내내 입시전쟁을 치르고 대학 졸업 후엔 다시 취업전쟁에 시달린다. 각고의 노력에도 일자리를 찾지 못해 좌절에 빠지고 스스로를 사회와 단절시키는 은둔 청년도 적지 않다. 지난달 청년 실업률은 7.7%까지 올라 10%대를 기록했던 2021년 2월 이후 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구직을 포기하고 그냥 쉬는 백수 청년은 이미 50만명을 넘어섰다.

경제 허리를 채워야 할 청년들이 사회 일원으로 성장하지 못하는 국가는 미래가 없다. 한국은 고령화 진행 속도가 세계 유례없이 빠르다. 이런 나라에서 일하는 젊은이가 사라지면 산업과 경제는 역동성을 잃을 수밖에 없다. 연금과 보험, 사회 안전망에도 빨간불이 켜지고 소득과 소비, 성장 근간까지 위협받는다. 정부의 창업 프로젝트는 청년 일자리 난제를 푸는 방안으로도 의미가 있다.

오디션 형식을 빌린 것은 전 국민적 관심을 고조시키기 위한 차원일 것이다. 많은 이들의 응원과 격려가 창업 의지를 북돋우고 실제 사업화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창업자의 비즈니스 역량에 대한 철저한 검증보다 발표력과 스토리만 부각될 경우 공들인 프로젝트는 용두사미가 된다. 요란한 국가 이벤트로 전락하지 않도록 세심한 진행이 필요하다.

정부는 창업가 아이디어가 실제 창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인공지능(AI) 솔루션을 지원하고 아이디어가 규제로 좌절되는 일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그동안 기발한 아이디어가 산업으로 성장하지 못한 이유는 기득권의 저항과 이중삼중의 신산업 규제 때문이었다. 말뿐인 규제 척결로 창업의 결실은 언감생심이다. 아이디어부터 사업 완성, 시장 진입까지 단계마다 정부가 꼼꼼히 챙겨야 할 것이다. 독보적인 기술이 죽음의 계곡에서 무너지지 않게 정교한 지원 로드맵이 세워져야 한다는 뜻이다.

국민창업 시대 프로젝트는 도전자들의 패기와 열정을 깨우고 끈기를 심어주는 사회문화가 뒷받침돼야 성공한다. 일자리가 없다면 스스로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기업가 정신이 사회 곳곳에 녹아들어야 한다. 이 불굴의 정신은 창업자 개인의 실패를 사회가 함께 감내하고 국가 자산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풍토 위에서 가능하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재도전에 나설 수 있도록 사회 전반의 시스템을 재정비해야 한다. 실패에 페널티를 주는 관행을 바로잡고 실패이력이 감점이 아니라 가점이 되는 구조여야 할 것이다.
실패 경험이 경력이 되는 유연한 문화가 국민창업 시대를 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