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칼럼

[포럼] 벤처기업 우수인재 유치법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3.31 18:43

수정 2026.03.31 18:43

이병헌 광운대 경영학부 교수
이병헌 광운대 경영학부 교수

혁신생태계에서 정보의 비대칭성과 그에 따른 신뢰 부족으로 인해 발생하는 시장의 실패를 줄이기 위한 정책개입의 한 방법은 보증이다. 그간 기술보증기금과 신용보증기금이 벤처기업과 중소기업의 은행 대출에 대한 보증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왔다. 담보능력이 부족하고 기술력이나 신용을 입증하기 어려운 중소기업에 공공기관이 보증을 서줌으로써 금융시장의 정보 비대칭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소한 것이다. 이 보증제도 덕분에 수많은 중소벤처기업이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고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이제 이 보증의 원리를 노동시장에도 적용할 때가 되었다.

오늘날 중소벤처기업의 가장 큰 고민은 우수한 청년인재 확보다. 대기업 대비 50~60%에 불과한 임금 격차를 보완하기 위해 많은 벤처기업이 스톡옵션을 제시하지만, 이것이 인재유인책으로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 핵심 원인은 바로 '신뢰의 부족'이다.

청년 구직자에게 벤처기업의 스톡옵션은 '종이 위의 약속'에 불과하다. 비상장 기업은 정보공개 수준이 낮아 지분의 실질적 가치를 가늠하기 어렵고, 경영진이 베스팅 기간에 계약을 임의로 변경하거나 부당해고를 통해 권리 행사를 원천적으로 박탈할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실제로 필자가 수행한 청년 대상 심층면접 방식의 조사에서 참여자들은 '기업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과 '계약 이행의 불확실성'을 스톡옵션 불신의 핵심 이유로 지적하였다. 상장이나 인수합병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현금화 자체가 불가능하고, 행사 시점의 과도한 세금과 매수대금 부담까지 겹치면서 스톡옵션은 매력적 보상이 되지 못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이미 공공개입으로 이 문제를 해결한 사례가 있다. 영국의 기업경영인센티브(EMI) 제도는 정부가 인증한 스톡옵션 프로그램으로, 자산 3000만파운드 이하 성장형 중소기업에 세제 혜택과 함께 계약의 공신력을 부여해 우수인재 유치를 지원하고 있다. 프랑스의 기업창업자주식인수권(BSPCE) 제도는 스타트업 임직원을 위한 정부 설계의 주식매수권으로, 세금우대를 통해 스톡옵션의 실질적 매력을 높이고 있다. 두 제도 모두 '공공의 신뢰 보강'이 스톡옵션을 실효적 인센티브로 만드는 핵심임을 보여준다.

필자는 경기연구원의 정책연구를 통해 '공공 보증형 청년 스톡옵션 제도' 도입을 제안하였다. 기술보증기금과 신용보증기금이 신용도가 낮은 벤처와 중소기업의 은행 대출 시 보증을 통해 신용을 보강하듯, 정부나 공공기관이 스톡옵션 계약 이행을 보증하자는 것이다. 표준계약서 보급으로 베스팅 기간, 행사가격 산정, 퇴사 시 권리 보호를 명문화하고 계약을 공공 레지스트리에 등록하여 투명성을 확보하며, 기업의 고의나 중과실이 발생하면 공공기관이 대체 보상을 제공하는 구조이다.


이러한 제도가 도입되면 단기 임금 격차를 '신뢰할 수 있는 미래 보상'으로 보완하여 청년들이 벤처기업에 도전하게 되고, 기업은 핵심인재를 확보해 혁신역량을 강화할 것이다. 기업과 근로자 간의 이해관계가 정렬되면서 고용유지율과 조직 몰입도가 올라갈 것이다.
금융시장에서 입증된 보증의 효과를 노동시장으로 확장할 때다.

이병헌 광운대 경영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