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폐업 직전인데 "홍보해 드려요"... 소상공인 울린 광고대행업자[사기꾼들]

서지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4.03 07:00

수정 2026.04.03 07:00

사기 혐의
고의 없었다고 주장했으나
법원 받아들이지 않아
"미필적 고의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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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6개월 동안 네이버 플레이스 검색 상위에 노출되게 보장해 드릴게요."
피부관리실을 운영하던 자영업자 A씨는 지난 2024년 4월 광고대행업자 B씨(32)로부터 제안을 받았다. 광고대행료 180만원을 지급하면 검색 우선순위에 노출되게 해주겠다는 내용이었다. 플레이스 탭을 통해 소비자들은 검색 키워드를 이용해 마음에 드는 가게를 찾을 수 있다. 이만한 광고가 없을 거라는 생각에 B씨는 약속한 돈을 입금했다. 그러나 얼마 뒤 B씨는 연락을 피하기 시작했고 끝내 잠적했다.

약속했던 홍보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사기를 당한 것은 A씨만이 아니었다. B씨는 다른 피부관리실, 두피 문신샵, 음식점 등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에게도 유사한 수법으로 접근했다. 가뜩이나 불경기에 속이 타던 소상공인들은 유명 포털 사이트에 가게를 홍보할 수 있다는 말에 속아 피해를 보았다. 1인당 피해액은 180만원에서 510만원까지 다양했다. B씨는 그렇게 지난 2024년 7월 총 6명으로부터 1400만원가량을 받아 챙겼다.

그는 광고대행사 외에 대부업체를 운영한다고 말하며 또 다른 피해자를 속이기도 했다. 대부 요청을 받았rh 자신을 대신해서 돈을 빌려주면 이자를 받을 수 있다고 거짓말했다. 피해자 C씨는 약 600만원을 건넸는데 알고 보니 B씨는 실제 대부업을 운영하고 있지도, 고객으로부터 대부 요청을 받은 적도 없었다. C씨에게 돈을 받더라도 이자 명목으로 돈을 지급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은 지난달 25일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B씨에게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배상명령신청은 모두 각하했다.

당초 B씨는 광고대행 사업이 어려워져 홍보를 제대로 못 했을 뿐 고의로 범행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피해자들로부터 광고대행료를 받을 당시 향후 제대로 일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충분히 알면서도 돈을 편취했다고 봤기 때문이다. 적어도 미필적으로 피해자들을 속일 의도가 있었다는 게 법원 판단이었다.

B씨는 제대로 광고를 대행할 의사나 능력이 없던 것으로 파악됐다. 사업 초기에는 광고대행 업무를 정상적으로 진행했으나 피해자들로부터 광고대행료를 받을 당시 빚이 4000만원 이상 있었다. 폐업을 고려할 정도로 자금 사정이 좋지 않았다. 그럼에도 피해자들에게 자금 상황을 제대로 알리지 않은 채 돈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광고대행료 중 일부는 채무 변제 등 개인 용도로 사용했다.

재판부는 죄질이 좋지 않다며 그를 질책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자금 사정이 악화해 광고대행 업무를 제대로 수행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피해자들을 속였다"면서 "동종 범죄로 인해 2회 벌금형을 처벌받는 등 범죄 전력이 있으며 합의하지 못한 피해자도 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다만 일부 범행을 인정하고 잘못을 반성하는 점, 일부 피해자와 합의했고 이들이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은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jyseo@fnnews.com 서지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