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제조혁신은 대기업과 장비기업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이 지점에서 액셀러레이터의 역할이 변화한다. 과거 '투자와 보육'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산업 전환을 설계하는 실행 주체로 기능해야 한다. 국내에는 500개 이상의 액셀러레이터가 존재하며, 수만개 스타트업을 발굴·보육해왔다. 이는 이미 산업 전환을 수행할 실행조직이 분산되어 존재한다는 의미다.
피지컬 AI 시대의 핵심 경쟁력은 기술이 아니라 데이터다. 특히 '현장 데이터 확보 속도'가 중요하다. 액셀러레이터는 다양한 산업군 스타트업 포트폴리오를 통해 초기 실증(PoC)을 빠르게 반복할 수 있으며, 문제 단위 접근이 가능하다. 이는 대기업 대비 유연하고 빠른 학습 구조를 만든다.
글로벌 경쟁 구도도 명확하다. 미국은 모델과 플랫폼, 중국은 데이터 기반 고속 학습, 유럽은 산업 기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여전히 기술개발과 정책지원 중심 접근에 머물러 있다. 이 방식으로는 경쟁우위 확보가 어렵다.
전략의 중심은 기술개발이 아니라 산업 적용 속도로 이동해야 한다. 그리고 그 실행 주체는 액셀러레이터와 스타트업이다. 액셀러레이터는 투자기관을 넘어 산업 실증 네트워크의 허브로 전환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세 가지 전환이 필요하다. 첫째, 제조 기반 피지컬 AI 특화 액셀러레이팅 확대. 둘째, PoC를 넘어 데이터 공유 중심 협력구조 구축. 셋째, 산업 단위 테스트베드 조성이다.
정책도 변화해야 한다. 창업기업 수 확대가 아니라 산업 전환 기여도를 기준으로 설계되어야 한다. 제조 데이터 확보, 공정 자동화율, 생산성 개선 등 정량지표 중심 접근이 필요하다. 또한 액셀러레이터를 단순 수행기관이 아닌 공동 설계자로 인정해야 한다.
결국 핵심은 속도다. 피지컬 AI 경쟁은 이미 시작되었고, 이는 기술격차가 아닌 학습격차로 이어진다. 한국은 제조 인프라와 액셀러레이터라는 실행조직을 이미 갖추고 있다. 부족한 것은 연결과 전략이다.
피지컬 AI 시대의 기회는 준비된 생태계에만 열린다. 이제 액셀러레이터는 주변이 아닌 중심이다. 필요한 것은 선언이 아니라 실행이며, 그 출발점은 액셀러레이터 중심의 산업 재설계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액셀러레이터의 역할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며, 산업 전환의 속도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작동하게 될 것이다.
전화성 초기투자액셀러레이터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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