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 "지침 없음에도 두나무, 나름의 조치"
빗썸 사건도 '조치의 실효성' 다툼 전망
'규제 공백' 문제점 대두…입법 속도 가능성
빗썸 사건도 '조치의 실효성' 다툼 전망
'규제 공백' 문제점 대두…입법 속도 가능성
[파이낸셜뉴스] 법원이 금융정보분석원(FIU)이 두나무에 부과한 영업 일부정지 처분을 취소하며 두나무의 손을 들어줬다. 다른 가상자산 거래소도 FIU와 행정소송이 예고되면서 이번 법원 판단이 지표가 될 전망이다. 법조계에선 다른 사건 역시 고의·중과실 여부를 두고 법리를 다툴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이정원 부장판사)는 9일 두나무가 FIU를 상대로 제기한 영업 일부정지 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의 고의 또는 중과실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두나무 승소로 판결했다.
핵심 쟁점은 두나무의 '고의·중과실' 여부였다.
두나무는 재판 과정에서 고의·중과실을 전면 부인해왔다. 당시 100만원 미만 거래에 대해선 아무런 법적 규제가 없었음에도, 두나무는 '고객 확약서 징구' 및 '가상자산 거래 모니터링 시스템 운영'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해왔다고 강조했다. 다만 일부 시스템 미흡으로 미신고 사업자와의 거래가 발생한 만큼, 고의적으로 했다고 보긴 어렵다는 주장이다.
1심도 두나무 의견을 수용했다. 재판부는 "규제 당국이 두나무가 이행해야 할 구체적 조치에 대해 아무런 지침 등을 제시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두나무는 나름의 조치를 취했음을 인정할 수 있다"며 "사후적으로 두나무의 조치가 충분치 않았다고 해서 이를 고의 또는 중과실로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은 경우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날 법원의 판단은 다른 거래소의 행정소송에서도 주효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빗썸 역시 두나무와 같이 FIU로부터 특금법 위반으로 영업 일부정지 6개월 처분 등을 부과 받았으며,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한 상황이다. 코인원도 특금법 위반으로 영업 일부정지 3개월 제재를 사전 통보받았으나, 아직 불복 여부는 정하지 않았다.
행정소송을 앞두고 있는 빗썸 사건의 경우 '당시 이행한 조치의 실효성'에 대한 법정 다툼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빗썸 측은 두나무처럼 규제 공백 상황에서도 법을 준수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해왔다고 논리를 전개하며 고의·중과실을 전면 부인할 가능성이 크다.
FIU는 해당 조치의 실효성에 대해 지적할 전망이다. 실제로 FIU는 지난달 16일 빗썸에 영업 일부정지 처분 등을 통보하며 "지속적으로 법 준수 필요성을 알렸음에도 '실효성 있게 차단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 등 법 준수 의지가 상당히 미흡했다"고 강조했다.
김병국 법률사무소 번화 대표변호사는 "빗썸 측은 당시 명확한 규제가 없었음에도 내부 보안 체계나 고객확인(KYC), 자금세탁방지(AML) 등을 충실히 이행했다고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며 "FIU는 해당 조치들에 대한 실효성을 따지는 동시에, 당시 규제 공백 상황임에도 당국이나 디지털자산거래소공동협의체(닥사) 등이 법 준수 권고 등을 내렸던 사례들을 모아 고의·중과실이 있었다고 맞설 것 같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이번 선고로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 속도가 빨라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사안 자체가 규제 공백에서 비롯된 만큼, 명확한 규제의 필요성이 대두됐다는 의견이다. 김 변호사는 "그간 가상자산에 대해선 규제가 불명확한 상태였다보니 아직도 구체적 사안에 대해선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있다"며 "선고를 계기로 입법 속도가 빨라지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정보제공 의무(트래블룰) 적용 범위를 100만원 미만 거래까지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특금법 시행령 개정을 입법 예고했다. 개정안은 오는 5월 11일까지 입법예고·규정 변경 예고가 이뤄지고, 이후 관련 절차 등을 거쳐 7월 중 완료될 예정이다.
yimsh0214@fnnews.com 임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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