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생산적금융 성공, 민간에 달려…'강한 산업정책' 필요한 시점 [FIND 제27회 서울국제금융포럼]

박소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기조대담 미래산업 투자, 금융의 역할
정부 전략기금 조성만으론 한계
특정 산업 부문으로 유도 어려워
민간 주도 이니셔티브가 '관건'
정부 주도 산업정책 강화 추세
AI 패권 두고 국가대항전 치열
공급망 등 경제 안보 전략 차원
생산적금융 정책 중요성 더 커져

22일 파이낸셜뉴스가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에서 주최한 '2026 FIND·제27회 서울국제금융포럼'에서 기조대담이 진행되고 있다. 고승범 전 금융위원회 위원장(왼쪽)과 나카오 타케히코 국제경제전략센터(CIES) 의장. 사진=박범준 기자
22일 파이낸셜뉴스가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에서 주최한 '2026 FIND·제27회 서울국제금융포럼'에서 기조대담이 진행되고 있다. 고승범 전 금융위원회 위원장(왼쪽)과 나카오 타케히코 국제경제전략센터(CIES) 의장. 사진=박범준 기자

"생산적 금융의 성공 열쇠는 민간부문이 갖고 있다. 정부 차원의 첨단전략산업기금 조성도 필요하지만 대기업 간 경쟁이 더 중요하다."(나카오 타케히코 국제경제전략센터 의장)

파이낸셜뉴스가 22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에서 주최한 '2026 FIND·27회 서울국제금융포럼'에서 아시아개발은행(ADB) 총재를 지낸 나카오 타케히코 국제경제전략센터 의장과 고승범 전 금융위원회 위원장(법무법인 태평양 고문)이 '미래산업 투자에서 금융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주제로 한 기조대담을 했다. 이들은 생산적 금융의 성공을 위해 150조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를 조성하는 등 정부 주도의 생산적 금융 정책방향에 대해서 이같이 진단했다.

■민간 주도가 핵심…대기업 역할론

나카오 의장은 생산적 금융의 성공에 있어 민간기업, 특히 대기업의 혁신 등 대기업 역할론을 강조했다. 정부 차원의 첨단전략산업기금 조성도 필요하지만 결국 대기업 간 경쟁이 가열될수록 자금의 흐름이 정부의 정책 목표대로 부동산에서 기업으로 이동을 본격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나카오 의장은 "일본에도 많은 구상과 많은 펀드가 있다"면서 "정부 펀드가 잘 작동하려면 초기 설계를 잘한 현명한 정책과 규율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결국 민간기업 간 경쟁이 핵심이고, 민간기업의 혁신이 핵심"이라면서 "인공지능(AI), 반도체 산업에서 한국 대기업들이 실제로 매우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 주도의 생산적 금융으로 민간 투자를 특정부문으로 유도하는 것이 어려운 일인 만큼 민간 주도의 이니셔티브가 관건이라는 것이다. 그는 "정부 자금을 조성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민간 부문이 성공 열쇠를 가지고 있다"면서 "민간의 현명한 이니셔티브가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실제 국민성장펀드가 3조원을 저리대출한 삼성전자 평택5공장(P5) AI 반도체 구축 프로젝트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차세대 메모리반도체 생산라인을 확충하는 사업으로 약 60조원의 투자가 예상된다. 한국 반도체산업이 이미 세계적 경쟁력을 갖추고 있지만 여기에 압도적 생산능력을 갖춰 반도체 생태계 전반에서 글로벌 선도자 지위를 굳히는 것은 삼성전자, 즉 민간의 영역이라는 의미다.

■경제안보 중요…선진국 산업정책 강화

나카오 의장과 고승범 전 위원장은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이 정부 주도의 산업정책을 경쟁적으로 강화하는 점에 주목했다. 과거 한중일 정부 주도의 산업 육성에 부정적인 시각이 있었던 것과 명백히 흐름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특히 나카오 의장은 중국이 AI 등 기술 산업에서 급부상하면서 선진국들이 이에 대응하는 산업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 반도체 시장은 AI 산업 패권을 잡기 위한 국가 간 대항전이 펼쳐지고 있다.

나카오 의장은 "산업정책이 선진국 국가에서 중요한 정책으로 부활한 것은 중국이 노동력과 산업 규모뿐만 아니라 AI, 반도체 등 첨단기술에 투자하면서 기술 측면에서도 거대한 강국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라며 "AI, 반도체 등에서 투자와 안보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공급망, 고용안정성 등 경제안보 차원에서도 생산적 금융 정책 추진의 필요성도 거론했다. 그는 "코로나 팬데믹 때처럼 공급망이 흔들리는 상황에서도 특정한 산업에 대해 일정한 국내 생산 기반을 유지하는 경제안보 차원의 문제도 있다"면서 "일정한 고용도 유지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나카오 의장은 일본의 부동산 버블을 회고하면서 한국의 중앙은행이 통화정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소신'도 밝혔다. 그는 "중앙은행은 물가안정과 금융시스템 안정뿐만 아니라 자산가격이나 환율, 투자 등에 불균형이 생기면 그것도 함께 관리해야 한다"며 "일본은 두 번의 거품을 겪었는데 한국도 거품을 겪는다면 중요한 것은 통화정책을 강하게 가져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추가 정책을 통해 부동산 대출을 줄이는 게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특별취재팀 예병정 팀장 박소현 김미희 홍예지 김태일 이주미 박문수 서지윤 이현정 이동혁 임상혁 박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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