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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퇴사 연구원 AI 스타트업 창업 열풍

윤재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4.28 15:03

수정 2026.04.28 15:01

로이터연합뉴스
로이터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구글과 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을 퇴사하고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을 창업하는 고위 연구원들이 늘고 있다.

빅테크들이 AI를 독점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것이 작은 기업 창업 기회를 열어주고 있다고 27일(현지시간) 경제전문방송 CNBC가 보도했다.

투자자들은 초기 단계의 AI 연구소들이 가진 상업적 잠재력에 거액을 베팅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설립 몇 개월만에 수억달러대 투자금을 유치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전직 구글 딥마인드 연구원인 데이비드 실버는 자신의 스타트업 '이네퍼블 인텔리전스'를 위해 설립된 지 불과 몇 달 되지 않은 신생 기업으로는 이례적인 11억달러(약 1조6200억원) 규모의 시드 라운드 투자를 유치했다고 발표해 주목을 끌었다.

또 다른 딥마인드 출신 팀 록태셸도 신규 스타트업 '리커시브 슈퍼인텔리전스'를 위해 최대 10억달러의 투자 유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에는 메타의 AI 수장직을 사임한 얀 르쾽이 설립한 'AMI 랩스'가 10억달러를 조달하며 화제를 모았다. AMI 랩스는 실세계 데이터로부터 지속적으로 학습하는 AI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시장조사업체 딜룸에 따르면, 올해 현재까지 2025년 이후 설립된 AI 스타트업에 유입된 벤처자본(VC) 자금은 총 188억달러(약 28조원)에 달한다. 이런 추세 대로라면 2024년 이후 창업된 기업들이 지난해에만 유치한 279억달러를 훨씬 상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프랑스 VC 유라제오의 엘리제 스턴 상무이사는 "빅테크들이 AI 패권 경쟁에 집중하면서 연구 범위가 좁아지고 있다"며 "새로운 아키텍처, 에이전트, 해석 가능성 등 핵심 분야가 소외되고 있는데, 이 빈틈이 스타트업들에게 거대한 기회가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고급 인재들이 독립을 선택하는 주요 원인으로는 빅테크의 상업적 압박이 꼽힌다.
천문학적인 기업 가치를 정당화하기 위해 대형언어모델(LLM) 성과와 출시 주기에만 집착하다 보니, 혁신적이고 탐구적인 연구가 설 자리를 잃었다는 지적이다.

반도체 설계 AI 툴을 개발하는 리커시브 인텔리전스의 애나 골디 공동창업자는 "반도체 제조사들이 핵심 IP(지식재산권)를 믿고 맡기려면 우리는 스위스 같은 중립적인 파트너여야 한다"며 "구글 소속이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라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LLM 방식만으로는 다음 단계의 AI를 구현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며 "기존의 틀을 벗어난 강화학습, 인과관계 학습 등을 앞세운 이들 신진 세력이 향후 AI 시장의 판도를 바꿀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