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AI시대에도 밥 지을 땐 뜸 들여야...35년 지켜온 경영의 철칙"

박문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박춘식 신한대학교 석좌교수(공학박사)
신방그룹 이끌며 "사업과 학업 병행"

박춘식 신방그룹 회장. 사진=서동일 기자
박춘식 신방그룹 회장. 사진=서동일 기자
박춘식 신방그룹 회장. 사진=서동일 기자
박춘식 신방그룹 회장. 사진=서동일 기자
박춘식 신방그룹 회장. 사진=서동일 기자
박춘식 신방그룹 회장. 사진=서동일 기자
박춘식 신방그룹 회장. 사진=서동일 기자
박춘식 신방그룹 회장. 사진=서동일 기자

[파이낸셜뉴스]"인공지능에 대한 폭발적인 수요에 반도체 산업은 매우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앞으로의 경쟁은 단순히 우수한 기술을 확보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해당 기술을 얼마나 빠르게 연결하고 실제로 구현하느냐에 달렸다."
박춘식 신방그룹 회장은 28일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기술의 지평이 열리는 시대에 고객 중심의 영업, 고객 맞춤형 서비스라는 원칙이 더 중요해졌다"며 이 같이 말했다.

박 회장은 "당장의 손익을 중심에 두고 영업을 하면 결국 실패할 수 밖에 없다는 진부한 진리를 믿는다"며 "밥을 지을 때 뜸을 꼭 들여야 하듯이 긴 시간 함께가는 파트너로서 손님을 대하며 사업을 일궜다"고 전했다.

1989년 설립된 신방일렉트로닉스는 신방그룹의 시작이다. 지난 35년간 대한민국 반도체 유통의 한 축을 담당해왔다. 박 회장은 사업과 학업을 병행했다. 전자공학 박사 학위를 받아 대학에서 후학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그는 "사업 초창기 선배들의 조언을 따른 것"이라며 "사업을 일구느라 배우기를 게을리하면 은퇴 이후 할 일이 없으니 공부할 것을 당부했다"고 부연했다.

동국대 외래교수를 거쳐 신한대 석좌교수를 역임한 박 회장은 산업 현장과 학문의 경계를 허물어온 '기술 경영자'다. 그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 '교육의 힘'으로 성장했다"면서 "신방그룹은 단순한 부품 공급을 넘어 인공지능(AI)과 고속통신 인프라를 설계하는 기술 기반 솔루션 기업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술'을 파는 기업
박 회장은 신방일렉트로닉스를 'B2B 기술 기반 유통기업'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데이터센터 건립에는 엔비디아의 반도체만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면서 "센터의 습도와 온도를 조절할 각종 부품부터 전력 소모를 줄여줄 반도체까지 수많은 기술이 필요한데 신방에는 관련 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한 인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객과 함께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과 반도체를 찾아 조달, 공급한다"고 덧붙였다. 단순히 제조사의 제품을 전달하는 역할에 그치지 않고, 고객사가 제품을 개발하는 초기 설계 단계부터 양산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 걸쳐 기술지원을 제공한다는 의미다.

데이터 처리량의 폭증으로 인해 데이터센터와 네트워크 인프라의 고도화가 필수적인 상황에서, 신방은 MEMS 기반 타이밍 솔루션의 선두주자 '시타임(SiTime)'과 전원 관리 반도체 전문기업 '에이노 세미(Einno Semi)'의 제품을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박 회장은 "솔루션은 소형화, 저잡음, 저전력 소모라는 강점을 바탕으로 글로벌 전기차 혁신기업과 AI 데이터센터 제조사에 안정적으로 공급되고 있다"며 기술적 신뢰성을 자신했다. 그는 또 AI 시대의 반도체 경쟁력이 국가 경쟁력과 직결된다. 국내 산업이 제조 중심을 넘어 설계와 생태계를 주도하는 구조로 진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박 회장은 신방이 '세계 초일류 유통기업'이라고 자부했다. 그는 "우리가 생각하는 초일류는 규모가 아니라 역할의 차별성에 있다"면서 "글로벌 공급망 안에서 기술을 깊이 이해하고, 고객의 시스템 경쟁력까지 함께 설계하는 전략적 파트너가 되는 것이 진정한 초일류의 의미"라고 강조했다.

■"현장의 문제는 기본기에 있다"
박 회장은 2009년 박막트랜지스터(TFT) 제조 공정의 식각 기술을 연구해 공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당시 LCD 중심의 디스플레이 공정을 분석한 그의 연구는 현재 AI 데이터센터용 고속 인터커넥트나 광트랜시버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그는 "개별 공정 기술의 희소성보다 중요한 것은 미세 패터닝 공정 전반에 대한 구조적 이해와 변수 간의 상관관계를 정량적으로 분석하는 접근 방식"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학문적 토대는 신방일렉트로닉스가 단순 유통을 넘어 공정 안정성, 수율 관리, 신뢰성 확보와 같은 고도의 기술 상담을 가능케 하는 밑거름이 됐다.
박 회장은 여전히 배우고 있다. 그는 "경험에 안주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학습하는 자세가 급변하는 산업 환경에서 살아남는 유일한 길"이라며 "강의에서도 항상 강조하는 것은 배운 그대로다. 사업과 학업을 병행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박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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