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지표는 이미 통제 불능 상태를 보여준다. 지난해 말 t당 약 516달러였던 암모니아 가격은 올해 4월 750달러로 45% 가까이 치솟았다. 요소 가격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통상 비료원가의 70%정도를 차지하는 원재료비 상승은 당연히 완제품가격에 반영돼야 한다. 하지만 그 누구도 쉽게 비료가격의 인상을 말하지 못한다. 비료가격이 오르면 농업생산비와 농산물 가격이 잇달아 오르고 이는 식탁물가 상승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정부와 농협은 무기질비료의 가격인상을 바라지 않고 있다. 결국 비료기업들은 불가피한 외생적인 원가상승의 압력을 그대로 떠안아야 하는 고립무원의 상태에 처한 꼴이다.
국내 무기질비료 공급가격은 전년도 연말에 비료기업들과 농협중앙회간에 결정한다. 통상 이 가격은 연중 적용되기 때문에 시장상황에 따라 자율적으로 조정되기 쉽지 않다. 모든 비료의 원료를 해외 수입에 의존하는 무기질 비료산업은, 비료가격을 올릴 수가 없기 때문에, 원가상승부분을 내부 경영비용절감으로 대응해야 하는 초비상 경영상황에 처해 있다.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현장의 불안감이 '가수요'로 번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수급 불안으로 인한 농민들의 초과 선(先)구매가 발생하면서, 무기질비료 회사들은 재고를 앞당겨 공급할 수밖에 없었다. 올해 4월 중순 기준 누적 공급량은 전년 대비 약 36%나 증가했다. 이는 재고여력이 충분해서가 아니라 보유한 물량을 바닥까지 끌어다 쓴 결과다. 농협의 재고 역시 전년 대비 7.0%가 감소했다. 재고가 소진된 상태에서 추가 원료 확보가 어려울 경우, 정상적인 비료 생산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
냉정하게 상황을 직시해야 한다. 정부가 최근 추가경정예산에 무기질 비료 가격 보조 예산을 편성한 것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이 조치는 일시적이다. 정부는 "전쟁(국제 분규) 장기화→ 원료구입원가와 물류비용 상승→ 비료생산비와 가격 상승→ 식탁 물가 상승"이라는 연쇄 흐름을 자연스럽게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의 실질적이고 안정적인 대응책 시행이 필요하다.
일상화된 외생적인 비료원가상승을 이제는 '상수'로 봐야한다. 시간을 요하는 공급망 관리 체계만을 만지작거릴 여유가 없다. 시급한 것은 비료기업들에게 상승된 원가부분에 대한 지원과 농협비료가격의 상향조정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국가 전략품목으로써 합당한 관리를 위해 정부와 농협은 비료수급의 구조적 특징을 그대로 인정하고, 농민과 비료기업이 공생할 수 있는 합리적인 방책을 만들고 시행해야 한다. 왜냐하면 앞으로는 비료 가격안정과 안전한 식탁확보를 비료기업의 희생만으로 쉽게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강창용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시니어이코노미스트 ·더클라우드팜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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