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도입 취지에 논란은 있다. 국내 투자자가 홍콩 삼성전자 레버리지 ETF를 매수 후 주가가 오르면 현지에선 상승률 2배로 맞추기 위해 달러를 원화로 바꿔 한국 증시에서 삼성전자 주식을 매수해야 한다. 그만큼 달러가 국내에 유입돼 환율방어에 일조하는 구조다.
물론 주가하락과 곱버스는 반대의 상황을 초래하지만, 현재 삼성전자 주가 상승세와 함께 해당 ETF의 레버리지 순매수 규모가 곱버스에 비해 월등히 높아 오히려 원화가치 안정에 한몫하고 있는 것으로 보는 게 현실적이다. 이를 차치하면 증시 선진화를 위한 상품의 다양성 강화 측면에서 일정 부분 납득은 간다. 레버리지 ETF는 고금리 신용융자와 비교해 비용은 낮고 보유기간에 제한이 없는 데다 자기자본으로 투자하기 때문에 반대매매도 없어 공격적인 투자가 가능하다. 투자자 성향에 따라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것이다.
이 대목에서 이 같은 질문이 나올 만하다. "반도체 주가전망이 밝으니 삼성전자 레버리지 ETF로 장기투자를 해도 되지 않을까". 단언컨대 레버리지 ETF는 장기투자 상품이 아니다. 시장이 오랜 기간 한 방향으로 가지 않는 이상 시간이 지날수록 자산이 감소하는 '음의 복리효과(변동성 드래그 현상)'가 내재돼 있다. 예컨대 삼성전자 주가가 100만원에서 10% 올라 110만원이 됐다가 다음 날 10% 하락하면 100만원으로 돌아오는 게 아니라 99만원이다. 1% 손실이다.
같은 경우 레버리지 ETF는 10%의 두배인 20%가 오른 120만원에서 다음 날 -10%의 두배인 -20%가 적용돼 96만원이다. 손실률이 2%가 아니라 4%로 늘어난다. 변동성이 높고 반복될수록 자산이 빠르게 줄어드는 구조다. 레버리지 ETF는 일주일 또는 한달 수익률을 2배로 맞추는 게 아니라 하루 수익률을 2배로 반영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한 종목만을 담은 ETF의 변동성은 더 높아 일정 기간 박스권에 갇혀도 원금회복이 쉽지 않을 수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지난 2020년 10월 이후 3배 초과 레버리지 ETF 신규상장을 금지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또한 하이리스크로 단기 수익에 매몰된 단타 비중이 높을 수밖에 없어 '소액주주 장기 보유 인센티브 제도' 검토 등 장기투자 확산에 공을 들이는 정부 정책과 정면 배치되는 것도 우려되는 지점이다. 증시 변동성 파급력도 무시할 수 없다.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3일 SK하이닉스가 하루 만에 16% 급락할 당시 장 마감 전 약 1시간 동안 거래된 물량의 최대 60%가 레버리지 ETF 리밸런싱 물량이다. 하루 수익률을 정확히 2배로 조정하기 위해 기계적으로 장 마감 전 매도물량이 쏟아지면서 하락폭이 심화됐다. 이달 들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 비중이 40%를 넘어선 상황에서 해당 ETF에 자금이 몰릴수록 데일리 리밸런싱만으로도 국내 증시가 요동칠 수 있다.
전반적으로 기대도 있지만 우려도 만만치 않아 이를 불식해 나가는 게 과제다. 차액결제거래(CFD) 수준으로 일정 기간 월말 평균 잔고 유지 등 점진적으로 진입장벽을 높여 나가는 것도 고민해 볼 수 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견고한 확신이 있으면 공격적인 베팅 수단이지만, 막연한 감으로만 접근하면 악수가 되는 양날의 검이다. 빛(욕망)이 강할수록 그림자(위험)가 짙어지는 이치와 같다. 음영 조절은 온전히 투자자의 몫이다.
winwin@fnnews.com 오승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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