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피고인 항소하지 않은 부분까지 2심이 판단하면 안돼"
[파이낸셜뉴스] 피고인이 항소하지 않아 1심에서 무죄가 확정된 부분까지 포함해 2심에서 1심 판결 내용을 다시 판단했다면 해당 부분에 대한 효력이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최근 전자장치부착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제주지법에 돌려보냈다.
사건은 지난 2025년 8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성범죄 전력으로 징역 1년과 5년의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을 받았던 A씨는 '혈중알코올농도 0.03% 이상 음주 금지'라는 준수사항을 어기고 제주시 용담동 일대에서 두 차례 술을 마셨다.
오전 10시 35분경 측정된 수치는 0.215%였고, 귀가 안내를 받은 직후 다시 막걸리를 마셔 오후 1시 18분경에는 0.243%가 측정됐다. 검찰은 이를 각각의 범죄사실로 보고 기소했다.
1심 재판부는 첫 번째 음주 행위는 유죄로 인정해 징역 8개월을 선고했으나, 두 번째 음주에 대해서는 추가로 0.03% 이상의 술을 마셨다는 증거가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피고인은 항소하지 않았고, 검사만이 무죄 부분에 대해 항소했다.
하지만 항소심의 판단은 달랐다. 항소심 재판부는 시간당 알코올 감소 수치를 계산했을 때 A씨가 추가로 음주한 사실이 명백하다며 무죄였던 부분을 유죄로 뒤집었다.
문제는 판결의 범위였다. 항소심은 두 사건이 경합범 관계에 있다는 이유로 이미 확정된 1심의 유죄 부분까지 파기하고 전체에 대해 징역 8개월을 다시 선고했다.
대법원은 이러한 항소심의 처사가 법리를 오해한 것이라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경합범 관계인 공소사실 중 일부는 유죄, 일부는 무죄가 선고된 1심 판결에 대해 검사만 무죄 부분에 항소했다면, 유죄 부분은 이미 확정된 것"이라며 "항소심은 오직 무죄 부분만 심리하고 파기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미 확정된 부분까지 다시 심판대에 올린 것은 항소심의 권한 밖이라는 취지다.
[email protected] 이환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