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이재용 회장 "비바람 제 탓, 제가 다 맞겠다...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때다" 호소(종합)

이동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16 16:00

수정 2026.05.16 16:55

노조 협상 결렬 속 갈등 격화
이재용 회장, 파업 D-5 귀국
최대 5만명 파업 참여 전망
반도체 생산 차질 우려 확산
"매서운 바람은 제가 다 맞을 것"

해외 출장을 마치고 급거 귀국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6일 서울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에서 머리 숙여 사죄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해외 출장을 마치고 급거 귀국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6일 서울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에서 머리 숙여 사죄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6일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 비즈니스센터로 귀국하며 취재진 앞에서 총파업이 예고된 노사 현안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6일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 비즈니스센터로 귀국하며 취재진 앞에서 총파업이 예고된 노사 현안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총파업이 닷새 앞으로 다가온 16일 해외 일정을 접고 긴급 귀국해 노조를 향해 "삼성인으로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호소했다. 삼성전자 노조는 성과급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오는 21일부터 18일간 총파업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예상 파업인원은 약 5만명이다. 반도체 생산 차질 우려가 커지자, 사태 확산을 막기 위해 갈등 봉합에 적극 나서겠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회장은 16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비즈니스센터 앞에서 입장문을 발표하며 전 세계 고객과 국민들에게 거듭 고개를 숙였다.



이 회장은 "회사 내부 문제로 불안과 심려를 끼쳐드린 점 전 세계 고객과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노동조합과 삼성 구성원 모두가 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때"라며 내부 결속을 강조했다. 또 "매서운 비바람은 제가 맞고 다 제 탓으로 돌리겠다"며 "삼성인으로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지난 13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조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 2차 심문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지난 13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조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 2차 심문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이번 발언은 삼성전자 노사 갈등이 전례 없는 파국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나온 것으로 총파업을 앞둔 위기감이 반영된 행보로 풀이된다.

노조는 지난해 12월부터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명문화 △성과급 상한제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경영실적과 무관한 경직된 보상 체계 도입 시 미래 투자 여력이 위축될 수 있다며 맞서고 있다.

양측 갈등은 지난 3월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 중지 이후에도 해소되지 못했다. 정부 설득으로 재개된 사후 조정 협상도 최근 결렬되며 협상 동력이 크게 약화된 상태다.

총파업을 닷새 앞두고 반도체(DS)부문 사장단이 직접 노조를 찾아 대화 재개를 요청했지만 노조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며 강경 대응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노조 측은 성과급 제도화와 상한 폐지가 전제되지 않을 경우 교섭 자체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경영진에 대한 신뢰가 없다. 파업 이후 협상을 진행하면 된다"고 밝히며 총파업 강행 의지를 재확인했다.

이에 따라 노조는 오는 21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18일간 총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노조는 전체 조합원 7만여명 가운데 최대 5만명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승호 초기업 노조 삼성전자 지부 위원장(왼쪽 가운데)이 지난 15일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오른쪽 가운데)과 면담을 하고 있다. 뉴스1
최승호 초기업 노조 삼성전자 지부 위원장(왼쪽 가운데)이 지난 15일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오른쪽 가운데)과 면담을 하고 있다. 뉴스1

사태가 확산되자 정부도 중재에 나섰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날 삼성전자 경영진과 만나 약 1시간가량 면담을 진행하고 노조 요구사항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 장관은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찾아 노조 측과도 접촉하며 협상 재개를 설득한 바 있다.

노조는 현재 교섭 재개 조건으로 대표교섭위원 교체와 사측의 입장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기존 성과급 체계를 유지하되 특별포상을 통한 보완 방안을 제시하며 맞서고 있어 양측 입장은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한편 업계에서는 총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반도체 생산 차질과 공급망 교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 라인 가동 차질과 공급망 영향 등에 따른 직간접적 손실 규모가 최대 100조 원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moving@fnnews.com 이동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