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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대형마트 평일휴업, 전통시장 매출 잠식 안한다"

정상균 기자
파이낸셜뉴스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 시사점' 보고서
2012년 규제 이후 10여년 시장 변화 분석
핵심은 '전통시장 매출 잠식하지 않는다'
대형마트 집객이 오히려 주변 상권 활성화
KDI "지자체, 대형마트 평일 휴업 전환 필요"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마트와 롯데마트, 홈플러스와 같은 대형 유통업체들의 의무휴업일이 일요일이 아닌 평일로 바뀌어도 보호 대상인 전통시장의 매출을 직접적으로 잠식하지 않았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21일 발표했다. 사진은 지난 18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 모습. 연합뉴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마트와 롯데마트, 홈플러스와 같은 대형 유통업체들의 의무휴업일이 일요일이 아닌 평일로 바뀌어도 보호 대상인 전통시장의 매출을 직접적으로 잠식하지 않았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21일 발표했다. 사진은 지난 18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 모습.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이마트와 롯데마트, 홈플러스와 같은 대형 유통업체들의 의무휴업일이 일요일이 아닌 평일로 바뀌어도 보호 대상인 전통시장의 매출을 직접적으로 잠식하지 않았다는 국책연구기관의 분석이 나왔다.

그간 의무휴업 관련 보고서가 일부 나오긴 했으나, 이번 분석은 의무휴업 규제 시행(2012년) 및 일부 지자체의 평일 휴업전환 이후 10여년간의 시장과 소비패턴 변화, 매출 영향을 종합 분석한 것이어서 설득력이 높다는 평가다. 유통산업발전법에 규정된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제도는 대형마트와 준대규모점포(SSM)에 대해 월 2회의 주말을 휴업일로 지정하는 규제로 지난 2012년 전통시장 및 골목상권 보호를 취지로 시행됐다.

21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이 시사하는 유통정책의 전환 방향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의 핵심은 △평일 전환이 전통시장의 직접적인 매출 잠식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 △대형마트의 집객 효과에 따라 연관 입점 업체의 매출이 증가했다는 점이다.

나아가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이 동일한 소비자를 두고 벌이는 직접 경쟁이 아니라 소비 목적과 편의성, 접근성, 연령 등에서 소비자층이 분화되어 있다고 분석했다. 온라인 소비가 오프라인 점포로 이동하는 것이지 대형마트와 전통시장 간, 즉 오프라인 간의 내부 경쟁이 아니라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제도 시행(2012년) 이후 지난 14년간 온라인 소비 확산과 플랫폼 중심의 유통구조 재편으로 유통채널 간 경쟁 양상과 소비자 구매 행태는 크게 변화했다. 이런 점에서 과거 의무휴업 규제는 맞벌이와 1인가구 확대, 전통시장 보호 효과 미미 등으로 현실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KDI는 이를 지역별로 의무휴업일의 평일 전환에 따른 최근 2~3년의 변화와 연관 지어 분석했다.

의무휴업 제도 도입 13년째인 지난 2023년 대구시를 시작으로 여러 지자체에서 조례를 개정해 관내 의무휴업일을 일요일에서 월요일 등 평일로 전환했다. 지난해 2월 기준 대구와 부산, 충북 청주, 서울 서초구·동대문구, 경기 의정부시 등 전국 시군구 30곳(전체 기초지방자치단체의 13%)에서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바꿨다.

이런 의무휴업 평일 전환이 유통시장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 결과, 정책의 직접 대상인 대형마트에서는 대구, 부산, 서울 등 주요 지역에서 매출 증가가 일관되게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대구 4.7%, 서울(서초 · 동대문) 2.8%, 부산 6.2~7.9% 수준의 매출 증가가 확인됐다. 주말 영업 제한이 풀려 소비가 회복되었다는 의미다.

이진국 KDI 선임연구위원은 "맞벌이 가구나 자녀가 있는 가구는 평일에는 근로와 돌봄으로 시간 제약이 많아 주말에 소비를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러한 제약이 해제된 평일 휴업전환 이후에는 소비자가 선호하는 시점에 장 보기가 가능해져 선택권과 편의성이 확대됐고, 그 결과 대형마트의 매출 증가로 이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흥미로운 점은 대형마트의 주말 영업 정상화로 유입된 방문객과 소비가 쇼핑센터 · 쇼핑몰 · 아웃렛 등이 합쳐진 복합시설 내 점포와 인접 상권으로 확산된다는 것이다.

실제 대형마트 내 입점 소매점 등으로 구성된 입점업체는 대구(17.9%)와 부산(사하 · 강서 · 동 · 수영구 15.1%, 동래 25.8%)을 중심으로 큰 폭의 매출 증가가 확인됐다.

반면 농축수산 · 전통유통 업태에서는 대부분 지역에 걸쳐 일관된 매출 감소 결과가 확인되지 않았다.

이 연구위원은 "대형마트 방문객 증가가 쇼핑몰 내 다양한 업종으로 연계 소비를 유발하는 앵커 역할을 한 것"이라며 "이런 집객 효과가 소상공인 점포, 프랜차이즈 가맹점 및 직영점 등으로 확산되었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KDI는 지자체들이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적극 전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대형마트의 집객력을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으로 연계하는 공동 할인행사, 지역상품 연계 마케팅, 지역 특산물 입점 확대, 배송 협력 등의 상생 프로그램을 함께 설계해 소비 활성화와 유동인구 확산으로 연결 지어야 한다는 것이다.

나아가 KDI는 정부가 소비자 영향을 평가하는 제도를 통해 향후 의무휴업일 제도의 완화 또는 해제 여부를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정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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