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DMZ 관할권 논의 속 K- 잠수함, 북미 수주전 '막판 스퍼트' 돌입
한미 통합국방협의체서 논의, DMZ 남측 관할 조율 협의
방사청·해군 수뇌부 내주 캐나다 동행 방문, 막판 총력전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최근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안보 회의를 계기로 비무장지대(DMZ)의 현장 경계 작전 효율화를 위한 실무 협의에 착수한 가운데, 이와 동시에 사상 최대 규모의 해외 잠수함 수출을 확정 짓기 위한 관·군 합동 총력 외교전에도 돌입했다.
국방부는 지난 12~13일 미국에서 진행된 제28차 한미통합국방협의체(KIDD) 회의를 통해 유엔군사령부가 관할권을 행사해 온 DMZ 구역의 운용 방식을 현실화하는 방안을 공식 의제로 다루었다고 21일 밝혔다.
■'공동·분할 관리' 선 그은 국방부… 최전방 경계 작전 불편 해소 협의 중
이날 정빛나 국방부 대변인은 DMZ 관리 방안이 공식 의제로 선정되어 다각적인 의견 교환이 이루어졌음을 전하며, 관련 논의의 기류에 대해 "양국 간 협의가 심도 있게 진행되었으며, 미국 측의 반응 역시 상당한 수준의 진전이 있었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정 대변인은 군 당국이 이 같은 협의를 제기한 배경과 일각에서 흘러나오는 분할 관리 가능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공동관리 체제를 구축하거나 관할권을 나누는 분할관리 개념은 전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기본적으로 국방부는 정전 협정에 규정된 유엔사의 고유 권한과 지위를 전적으로 존중한다"면서 "일부 구간에 한해 실제 경계 작전 환경에 맞게 DMZ 관리 방식을 현실화하는 차원에서 기술적인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현행 철책 선형이 실제 남방한계선보다 다소 북측(DMZ 안쪽)으로 올라가 설치된 특정 구간들의 경우, 우리 군 장병들이 아측 철책 남쪽 구역을 출입할 때도 매번 유엔사의 사전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하는 행정적 불편함이 제기돼 왔다. 이번 실무 조율은 지형학적 특성상 일직선이 아닌 굴곡진 구조를 가진 DMZ 남방한계선의 구조적 한계를 보완하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군 관계자는 "이러한 현장 작전 부대의 실무적 애로사항을 미측에 상세히 설명했고, 미측 역시 작전 효율성 제고 필요성에 이해를 표명하며 세부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60조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대전, 방사청·해군 수뇌부 전격 방문
최전방의 실무 조율 과제를 안은 안보 당국은 동시에 북미 방산 시장의 초대형 수주를 겨냥해 막바지 가속도를 낸다. 방위사업청은 이용철 방사청장이 캐나다 해군의 차세대 잠수함 도입 사업(CPSP)의 막판 조율과 수주 공략을 위해 내주 캐나다를 전격 방문한다고 발표했다. 특히 이번 방한에는 김경률 해군참모총장도 전격 동행하여, 방산 획득 기관과 실수요 군 수뇌부가 '원팀'으로 움직이는 총력전의 형태를 띨 예정이다.
캐나다 해군이 추진 중인 CPSP 사업은 노후화된 기존 빅토리아급 잠수함 4척을 대체해 최신형 디ゼル 잠수함 12척을 새로 도입하는 메가 프로젝트다. 함정 건조 비용은 물론 향후 30년간 이어질 유지·보수·정비(MRO) 공급망 체계까지 묶여 있어 전체 사업 규모만 무려 60조 원에 육박하는 초대형 시장이다. 현재 대한민국 함정 컨소시엄(한화오션·HD현대중공업)과 독일의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스(TKMS)가 최종 심사대에서 치열한 격전을 벌이고 있으며, 최종 기종 선정 결과 발표가 내달 말로 임박해 있어 막판 총력 외교가 절실한 시점이다.
■1만 4000㎞ 자력 횡단한 '도산안창호함' 현지서 실전 역량 과시
이번 수주전에서 대한민국이 가진 강력한 카드는 우리 해군의 핵심 수중 전력인 3000t급 최첨단 잠수함 '도산안창호함'의 실물 검증이다. 지난 3월 하순 진해 해군기지를 출항한 도산안창호함은 약 1만4000㎞에 달하는 광활한 태평양 해역을 오직 자력으로만 횡단하는 대장정을 수행하고 있다. 괌과 하와이를 거쳐 캐나다 빅토리아항에 직접 입항하는 여정이다. 이는 한국 잠수함 역사상 최초의 태평양 횡단 기록이자, 한국형 잠수함의 독보적인 장거리 잠항 능력과 원양작전 신뢰성을 캐나다 국방 당국에 직접 증명해 보이는 계기다.
도산안창호함은 캐나다 현지 입항 직후 현지 해군 승조원들과 실제 연합 해상 훈련을 병행하며 시스템 호환성을 정밀 검증받을 계획이다.
6월 말 최종 담판을 앞둔 60조 방산 사업의 향방과 미완의 과제로 남은 최전방 안보 현실화 조율이 어떤 결실을 맺을지 군과 방산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한미 국방 고위급 회동을 통한 DMZ 실무 조율 논의와 북미 대륙을 향한 잠수함 수주 총력전은, 우리 안보 당국이 대내외 안보 현장에서 직면한 실질적인 과제들을 동시에 풀어가는 중대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mail protected] 이종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