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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전 시키면 무조건 이깁니다" KIA 야구가 편안해졌다, 이범호 감독은 더욱 과감해진다

전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작년 뒤에서 2등 불펜이 올해 앞에서 2등으로… 셋업맨 정해영-마무리 성영탁의 완벽한 앙상블
좌완 곽도규·김범수에 전상현 복귀까지… '리드하면 이긴다' 계산 서는 철벽 뒷문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연합뉴스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야구는 벤치의 과감한 결단이 그라운드의 공기를 어떻게 바꿔놓는지를 보여주는 가장 극적인 스포츠다.

지난해 이맘때만 해도 불펜의 방화로 속을 끓여야 했던 KIA 타이거즈가 올 시즌 완전히 다른 팀으로 환골탈태했다. 그 중심에는 이름값이나 과거의 영광에 얽매이지 않고 과감하게 메스를 댄 사령탑, 이범호 감독의 '독한 승부수'가 자리하고 있다.

올 시즌 KIA의 가장 드라마틱한 변화는 단연 마운드의 허리와 뒷문이다. 지난해 리그 최하위급(9위)에 머물며 팀의 가장 큰 아킬레스건으로 지적받던 불펜 평균자책점이 올해는 4.18로 당당히 리그 2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우승후보인 LG나 KT보다도 훨씬 더 좋은 평균자책점이다.

단순히 투수들의 컨디션이 좋아진 것을 넘어, 벤치의 파격적인 보직 파괴가 만들어낸 '승리방정식'의 결과물이다.

그 뼈대에는 '8회 정해영-9회 성영탁'이라는 확고한 체제가 있다. 당초 퓨처스리그로 강등되는 아픔을 겪었던 정해영은 1군 복귀 후 필승 셋업맨으로 보직을 옮겨 10이닝 이상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며 완벽하게 구위를 회복했다. 비록 24일 경기에서 임시 마무리로 등판해 2실점하며 진땀을 빼긴 했지만, 그가 8회를 압도적으로 지워주고 있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성영탁.KIA 타이거즈 제공
성영탁.KIA 타이거즈 제공

여기에는 이범호 감독의 2번의 과감한 결단이 있었다.

첫번째는 정해영을 한화전에서 강백호에게 투런홈런을 맞은 직후 곧바로 퓨처스로 강등시킨 것이다. 그리고 9회,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성영탁이 수호신으로 우뚝 섰다. 당초 성영탁을 마무리로 기용한다고 했을 때, 야구계 안팎에서는 그의 압도적이지 않은 구위를 우려하며 '무모한 도박'이라는 시선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성영탁은 특유의 안정감 넘치는 제구력과 흔들리지 않는 멘탈로 9회의 중압감을 완벽하게 통제하고 있다. 이제는 누구도 성영탁의 마무리에 의문부호를 달지 않는다.

두번째는 열흘 후 곧바로 정해영을 콜업시키고 그를 셋업맨으로 기용한 것이다. 그리고 성영탁을 마무리로, 정해영을 셋업맨으로 고정시켰다. 그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정해영이 전상현의 공백을 완벽하게 메워주면서 KIA는 최근 10경기 8승 2패의 상승세를 탈수 있었다.

여기에 이범호 감독은 24일 경기에서 끝끝내 성영탁을 쓰지 않았다. 대신 정해영을 마무리로 기용했다. 성영탁의 3연투를 막음과 동시에 정해영의 150SV를 챙겨주는 1석 2조의 묘수를 발휘했다.

KIA 타이거즈 제공
KIA 타이거즈 제공

이 두 명의 우완 기둥에 좌완 곽도규와 김범수가 든든하게 옆구리를 지키고 있다. 최지민도 부활의 기미가 보인다. 부상으로 이탈해 있던 전상현마저 본격적인 복귀를 앞두고 있어, KIA 불펜의 깊이는 타 팀의 부러움을 사는 수준에 이르렀다. 타선이 경기 중후반에 역전만 시켜주면 무조건 승리를 지켜낼 수 있다는 '계산 서는 야구'가 가능해진 것이다.

이범호 감독의 과감함은 마운드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타선에서도 파격적인 라인업 구성이 적중하며 팀에 엄청난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그 대표적인 히트 상품이 바로 박재현이다. 지난 4월 5일 광주 NC전, 벤치는 뜬금없이 박재현을 1번 타자로 전진 배치하는 강수를 뒀다. 당시 2번 타자는 박상준이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그날 이후 박재현은 맹타를 휘두르며 현재 KIA의 확고부동한 특급 리드오프로 진화했다.

박상준 역시 마찬가지다. 어느 순간 갑작스럽게 레귤러 멤버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더니 쏠쏠한 활약으로 벤치의 기대에 완벽하게 부응했다. 비록 지금은 부상으로 퓨처스리그에 머물고 있지만, 귀중한 미래 자원임이 틀림없다.

KIA 타이거즈 투수 곽도규.뉴스1
KIA 타이거즈 투수 곽도규.뉴스1

필요할 때마다 주저 없이 칼을 빼 드는 이범호 감독. 작년 내내 팀의 발목을 잡았던 뒷문 불안을 내부에서 해결했고, 고착화되어 가던 라인업에 젊고 빠른 피를 수혈하며 세대교체까지 이끌어내고 있다.
과연 이범호 감독의 이러한 거침없고 파격적인 '독한 야구'가 호랑이 군단을 시즌 끝까지 통할 수 있을까. 현재까지는 절반 이상의 성공이다. 일단 KIA는 안정된 뒷문 덕분에 +3을 기록하며 4강권에 안착해있는 상태다. 연일 챔피언스필드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KIA의 뚝심 있는 질주에 야구팬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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