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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합의안 조속히 확정하고 '뉴삼성' 재건에 힘 모으길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26 18:23

수정 2026.05.26 21:28

노노갈등 장기화 기업 경쟁력 부담
단합하여 초격차 기술 개발 매진을

(출처=연합뉴스)
(출처=연합뉴스)
삼성전자 임금협상안이 최종 합의를 목전에 뒀다. 삼성전자 노사가 마련한 2026년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가 27일 마무리되는데, 통과될 가능성이 크다. 기나긴 협상 끝에 어렵게 도출된 잠정합의인 만큼 조합원 투표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는 게 바람직하다.

그러나 정작 투표 종료일을 앞두고 사내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디바이스경험(DX) 부문 직원 중심의 동행노조가 26일 수원지방법원에 찬반투표 중지 가처분 신청을 제출하며 법적 분쟁으로 노노갈등이 심화되는 모양새다.

잠정협상안 합의 이후 협상안에 반대하는 성향의 노조 가입자가 늘고 있다고도 한다. 삼성전자 구성원 사이에 불신의 골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물론 이번 잠정합의안에 논란거리는 많다. 미래에 투자해야 할 돈을 과도한 금액의 직원 성과급으로 나눠준다는 점에서 여론이 매우 좋지 않다. DS(반도체) 부문과 DX부문 직원 간 대우의 격차가 촉발한 사내 갈등도 심각하다.

합의안이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기업의 정상적 운영이다. 일단 총파업 고비를 넘긴 것도 다행이다. 노사 협상이란 불만 속에서 타협점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잠정합의안에 불만이 있더라도 파행을 거듭하는 건 삼성전자를 더욱 수렁에 빠트리는 행위와 다를 바 없다.

최종 합의안에 도장을 찍은 뒤에 이런 식으로 노노갈등이 악화일로를 걷게 된다면 삼성의 미래에 좋을 것이 없다. 조직 내 불신은 단순한 감정의 문제가 아니다. 협업을 가로막고 의사결정을 지연시키며 기업 경쟁력의 토대를 허무는 구조적 위기로 번질 수 있다. 그 피해는 결국 노사 모두를 포함해 국민에게 돌아온다.

삼성전자가 내부 소모전에 빠진 동안 글로벌 경쟁사들은 삼성의 기술을 추격해 오고, 생산라인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 화웨이는 반도체 콘퍼런스에서 네덜란드 ASML의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없이도 2031년 1.4나노 칩 생산이 가능하다는 '로직폴딩' 기술을 공개했다. 화웨이가 실제로 상용화가 가능한 기술을 확보했는지 알 수 없으나 그간 기술개발 행보를 감안하면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소식이다.

이런 기술은 업계가 불가능으로 여겨온 통념을 정면으로 뒤집은 것과 같다. 더구나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는 최후의 보루가 바로 노광장비 통제다. 노광장비를 확보하지 못하면 반도체 자체 생산은 불가능하다. 화웨이가 이런 기술장벽을 스스로 뛰어넘을 만큼 기술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니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삼성전자의 주력인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도 중국 업체들의 추격이 거세지는 마당에 시스템 반도체 영역도 화웨이의 영향력이 커진다면 삼성이 설 자리는 좁아진다. 반도체 패권 경쟁이 날로 가팔라지는 와중에 삼성이 내부갈등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한다면 경영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

삼성전자 노노갈등이 격화될수록 득을 보는 것은 글로벌 경쟁사다. 사내 분열로 에너지가 소모될수록 기술개발과 시장 대응에 쏟아야 할 집중력은 분산될 수밖에 없다.
반도체 호황 덕분에 얻은 이익을 더 차지하려고 싸울 만큼 한가한 때가 아니다. 내부 총질은 조직을 퇴보시키는 자충수일 뿐이다.
'뉴삼성' 재건이라는 더 크고 절박한 목표를 향해 화합을 다져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