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수학여행 사고, 고의·중과실 없으면 교사 책임 면제 추진

이보미 기자
파이낸셜뉴스

교육부, 현장체험학습 지원 방안 발표
교원단체 "완전면책 빠져 형사처벌 불안 여전"
교육부 "특례법식 면책은 학교 안전사고와 성격 달라"

최교진 교육부 장관이 28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현장체험학습 지원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이 28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현장체험학습 지원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학교안전법 개정(안)
「학교안전법」 개정(안)
현행 개정(안)
제10조(안전조치 및 안전사고관리 지침 등) ③ 교육부장관은 학교 안팎의 교육활동 중에 발생한 사고와 위급상황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게 하기 위하여 교육활동에 따른 안전사고관리 지침을 제정하여 시·도교육청 및 학교에 보급하여야 한다. 제10조(안전조치 및 안전사고관리 지침 등) ③ 교육부장관은 학교 안팎의 교육활동 중에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예방하고, 사고와 위급상황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게 하기 위하여 교육활동에 따른 안전사고관리 지침을 마련하여야 한다."
⑤ 학교장, 교직원 및 제10조의4에 따른 보조인력은 제3항에 따른 안전사고관리 지침에 따라 학생에 대하여 안전조치의무를 다한 경우에는 학교안전사고에 대하여 민사상·형사상 책임을 지지 아니한다. 제10조의5(학교안전사고에 대한 면책) 학교장, 교직원 및 제10조의4에 따른 보조인력은 제10조제3항의 안전사고관리 지침을 현저히 위반하는 등 고의 또는 중과실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학교안전사고에 대하여 민사상 책임 및 형사상 책임(「형법」 제268조에 따른 형사책임을 포함한다)을 지지 아니한다.
(교육부)

[파이낸셜뉴스] 앞으로 수학여행이나 수련회 등 현장체험학습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하더라도 고의나 중과실이 없다면 인솔 교사의 민·형사 책임을 묻지 않는 방향으로 학교안전법 개정이 추진된다. 교육지원청이 수학여행·수련회 계약과 안전점검, 보조인력 배치 업무를 지원하고, 현장에는 학급당 1명의 보조인력도 배치한다. 다만 교원단체들은 "교사의 형사처벌 불안을 해소하기엔 미흡하다"며 반발했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2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의 '현장체험학습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강원도 체험학습 사고 이후 학교 현장에서 수학여행과 수련회 운영이 위축되자, 사고가 났을 때 교사 책임을 판단하는 기준부터 손보겠다는 취지다.

■면책 기준 '안전조치 의무'서 '고의·중과실'로
현행 학교안전법은 교사가 안전사고관리지침에 따라 학생 안전조치 의무를 다한 경우 학교안전사고에 대해 민·형사상 책임을 지지 않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교육 현장에서는 '안전조치 의무'의 범위가 불명확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기존 안전사고관리지침도 주로 사고 이후 대응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사전 예방조치가 면책 기준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게 교육부 설명이다.

교육부는 학교안전법을 개정해 교사가 안전사고관리지침을 현저히 위반하는 등 고의 또는 중과실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학교안전사고에 대한 민사상 책임과 형사상 책임을 지지 않도록 할 계획이다. 형법 제268조의 업무상과실치사상죄 책임도 면책 대상에 포함한다. 사전 예방조치는 면책 요건에 넣고, 학교 안전사고관리지침에는 사전 예방활동 기준을 명시한다.

김영진 교육부 학교정책관은 "현재는 교사가 안전조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판단되면 과실이 경과실인지 중과실인지와 관계없이 형사책임 논란에 놓일 수 있었다"며 "앞으로는 고의·중과실이 있었는지를 중심으로 판단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과실에 대해 "일반적인 통상의 주의만 기울였더라도 충분히 예방할 수 있었는데도 거의 고의에 가까울 정도로 현저하게 주의 의무를 소홀히 한 경우"라고 했다.

교육부는 이 기준이 도입되면 수사와 재판 단계의 판단도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사고 이후 지원도 강화된다. 지금까지는 소송이 진행된 뒤 비용을 지원하는 방식이었지만, 앞으로는 경찰 조사 단계부터 교육청 전담팀과 전담 변호사가 교사를 지원한다.

교원보호공제사업을 통한 지원도 늘려 배상 책임 한도는 기존 2억원에서 2억5000만원으로 높였다. 현장체험학습 보조인력 배치 기준은 기존 '학생 50명당 1명'에서 '학급당 1명'으로 확대된다.

■교원단체 "완전 면책"…교육부 "역효과 우려"
교원단체들은 이번 방안만으로는 형사 처벌 불안이 해소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중과실 여부는 수사·사법기관의 판단에 따라 달라져 여전히 교사가 수사·기소·재판 대상이 될 수 있다"며 "사전 안전 교육과 기본 의무를 다했다면 형법을 적용하지 않아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도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처럼 교사의 명백한 귀책이 아니라면 완전 면책이 되도록 학교안전사고특례법을 신설해야 한다"고 했다.

반면 교육부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식 별도 법률이나 완전 면책을 도입하는 데 신중한 입장이다. 장홍재 교육부 학교정책실장은 "교통사고처리특례법이나 의료분쟁조정법은 운전자나 의사 등 직접 가해자를 전제로 한 법 체계"라며 "학교 안전사고에서 교사는 직접적인 가해 당사자가 아니라 보호·감독 책임자라는 점에서 성격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특례법이 오히려 교사에게 불리하게 작동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장 실장은 "특례법은 사전에 교사가 조심해야 할 기준을 준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일 수 있지만, 반대로 교사를 기소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처음 생기는 사례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교통사고처리특례법도 처음에는 8개 중과실 사례로 시작했다가 현재 12개로 늘어난 만큼, 학교 현장에서도 처벌 예외 사유가 점차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다.
교육부는 국회와 협의해 학교안전법 개정안 발의를 6월 중 추진하고, 관련 지침 개정도 올해 안에 진행할 계획이다. 현장체험학습 통합 지원 플랫폼은 올해 12월까지 구축하고, 보조인력 온라인 연수 프로그램은 9월부터 운영한다.

최 장관은 "올 한 해 동안 법령 개정, 시스템 구축, 보조인력 확보, 프로그램 개발 등 세부 과제를 신속히 추진해 학교에서 체험학습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이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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