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법협, 서울시 '전자소송 지원' 공고 철회 촉구…"열정페이 중단해야"
"90분 상담에 5만2500원…전문성 헐값 활용"
"나홀로 소송 부추겨 시민 피해 우려" 주장
[파이낸셜뉴스]청년 변호사 단체인 한국법조인협회(채용현 회장)가 서울시의 '소액 전자소송 지원 법률상담관 모집' 사업 공고에 대해 전면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한법협은 해당 사업이 변호사의 전문성을 저가로 활용하는 '열정페이 구조'일 뿐 아니라 시민들에게도 법적 위험을 전가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한법협은 28일 입장문을 내고 "공익을 명분으로 청년 변호사와 실무 변호사의 전문성을 저가로 동원하는 전형적인 열정페이 구조"라며 "서울시는 해당 공고를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서울시는 민사 분야 전문 변호사 6명을 위촉해 2년간 전화 법률상담을 수행하도록 하면서, 상담 보수로 1건당 5만2500원(90분 기준)을 지급하는 내용의 공고를 냈다. 또 해당 사업에 참여하는 변호사에게는 사건 수임을 전면 금지하도록 했다.
이에 대해 한법협은 "90분 기준 5만2500원이라는 보수는 통상적인 법률서비스 시장 보수 수준에 현저히 미달한다"며 "공공기관이 스스로 법률 전문직의 정당한 가치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시는 변호사법상 변호사에게 일정 시간 이상의 공익활동 의무가 존재하는 만큼 해당 사업도 정당하다는 취지의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한법협은 "공익활동 의무는 법률가로서 사회적 책임을 자율적으로 이행하라는 취지이지, 지방자치단체가 이를 근거로 전문 직역의 노동력을 저가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 제도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공익활동 의무를 근거로 공공기관이 구조적으로 저가 노동을 설계하고 이를 정당화하는 것은 공익의 본래 취지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서울시가 다른 지방자치단체와 국가기관에서도 유사한 법률상담 사업이 운영되고 있고, 상담 수당 역시 서울시 마을변호사 기준 등을 참고해 책정했다고 설명한 데 대해서도 "잘못된 관행이 반복된다고 해서 정당성이 확보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한법협은 특히 이번 사업이 사실상 '나홀로 소송'을 조장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단순 절차 안내만으로 법률 분쟁이 해결될 수 있다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것이다.
한법협은 "나홀로 소송은 절차 선택, 주장 구성, 입증자료 제출, 불변기간 준수 등 복잡한 법적 판단이 요구되는 영역"이라며 "그런데 이번 사업은 어디까지나 상담 형태일 뿐 정식 수임 관계를 전제로 하지 않아 상담 변호사에게 법적 책임을 묻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잘못된 소송 진행으로 인한 회복 불가능한 피해는 시민 개인이 떠안게 된다"고 덧붙였다.
한법협은 오는 29일 오전 11시부터 서울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해당 공고 즉각 철회 △변호사 직역에 상응하는 적정 보수 체계 마련 △전문 직역 노동력을 부당하게 활용하는 유사 사업 중단 등을 촉구할 예정이다.
[email protected] 최은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