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재산처, 노인 울린 '가짜 특허' 341건 적발...전량 시정 조치
주요 오픈마켓 1만 건 기획조사… 생활·건강용품 위반 집중
[파이낸셜뉴스] 고령층 소비자를 겨냥한 '실버산업'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건강 및 일상생활과 직결된 제품에 '가짜 특허'를 달아 노인들을 기만한 사례가 무더기로 적발됐다. 정부가 품질을 보증한 것처럼 소비자를 속여 자칫 고령층에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31일 지식재산처에 따르면 지난 2월 26일부터 3월 25일까지 쿠팡,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11번가 등 주요 7개 오픈마켓에서 판매되는 고령친화제품 게시글 1만 건을 기획 조사한 결과, 15개 제품에서 총 341건의 지식재산권 허위표시를 적발해 전량 시정 조치했다. 조사제품은 생활편의제품 및 건강관리·이동보조·안전예방·디지털케어 관련 제품 등이다.
조사 결과, 적발된 341건 중 80.4%(274건)가 '특허권 허위표시'였다. 디자인권(66건·19.4%)과 상표권(1건·0.3%) 허위표시가 그 뒤를 이었다.
위반 수법도 다양했다. 이미 권리가 소멸됐음에도 버젓이 특허를 표기한 경우(185건·54.3%)가 가장 많았고, 아예 존재하지 않는 권리번호를 적어 넣은 사례도 27.3%(93건)에 달했다. 디자인을 특허로 둔갑시키는 등 명칭을 잘못 표기해 소비자를 속인 사례(63건·18.5%)도 다수 확인됐다.
이 같은 허위표시는 주로 노인들이 일상에서 자주 찾는 생활편의용품(170건·49.9%)과 건강관리용품(114건·33.4%)에 집중됐다. 두 분야가 전체 위반의 83.3%를 차지했다.
대표적인 위반 사례는 '어르신 간식 특허받은 누룽지'였다. 이 제품은 5개 오픈마켓에서 이미 소멸된 특허 권리를 표시해 무려 93건이나 적발됐다. '어르신'과 '특허받은'이라는 문구를 교묘하게 조합, 마치 고령자 전용 특허공법으로 만들어진 제품인 것처럼 소비자의 맹신을 부추겼다.
이 외에도 노년층 수요가 높은 제품들이 줄줄이 적발됐다. △대형 확대경 비구면 다초점렌즈(61건·소멸 권리) △발 찜질팩(56건·존재하지 않는 번호) △팥 찜질팩(30건·존재하지 않는 번호) 등이 가짜 특허를 앞세워 소비자를 현혹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노인지팡이나 보조보행기, 휠체어 바퀴커버 등 이동보조 용품이나 환자용 미끄럼방지 슬리퍼 등 안전용품 등이 포함돼 노인 안전을 위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식재산권 허위표시는 특허법 등 관련 법령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는 중대 위법 행위다.
지식재산처는 이번에 적발된 341건에 대해 오픈마켓 사업자에게 위법 사실을 통보하고 시정을 요구했다. 그 결과 게시물 수정 197건, 게시물 삭제 124건, 판매 중단 20건 등 341건 전량에 대한 시정 조치가 완료됐다. 당국은 향후 판매자 관리를 통해 반복 위반 여부를 철저히 점검하고, 판매자 대상 교육과 올바른 표시 가이드라인 배포를 병행할 방침이다.
김용훈 지식재산처 지식재산보호협력국장은 "'특허'라는 두 글자가 어르신들에게는 곧 '믿을 만한 제품'이라는 보증수표로 여겨질 수 있다"면서 "존재하지 않는 특허번호를 쓰거나 디자인을 특허로 표기하는 행위는 심각한 소비자 기만인 만큼, 모니터링과 관리를 한층 강화해 정확한 권리 정보가 제공되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김원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