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정조대왕함, 림팩 출항 "亞 최초 31개국 연합해군, 지휘봉 잡는다
정조대왕함, 세계 최대 해상훈련 '2026 림팩' 참가 위해 1일 출항
해군, 함정 4척·장병 700여 명 파견, 24일부터 하와이서 훈련 진행
아시아 최초 '연합해군구성군사령관' 임무, 참가국서 '지휘국'으로
해상교통로 보호·해양위협 등 대처능력 증진, 연합해군 지휘능력 배양
주일석 해병대사령관, 1일부터 5박 7일 방미… 군사협력 강화 논의
[파이낸셜뉴스] 대한민국 해군이 아시아 국가 최초로 세계 최대의 해상 연합훈련에서 다국적 군을 총괄 지휘하는 중책을 맡아 태평양 출항길에 올랐다. 해군은 1일 제주기지에서 이지스구축함 정조대왕함을 필두로 한 환태평양훈련(RIMPAC·림팩) 전력이 공식 출항한다. 올해로 30회째를 맞이한 이번 훈련에서 우리 해군은 미국 등 림팩 창설국이 아닌 국가 가운데 최초로 '연합해군구성군사령관(CFMCC : Combined Force Maritime Component Commander)' 임무를 수행하며 글로벌 해군 지휘국으로서의 역량을 전 세계에 증명하게 된다.
올해 림팩 훈련은 오는 24일부터 내달 31일까지 미국 하와이 및 남캘리포니아 일대 해상에서 펼쳐진다. 훈련 참가국은 미국, 일본, 호주 등 총 31개국으로 이들 국가의 함정 40여 척과 항공기 140여 대, 병력 2만5000명이 투입되는 역대 최대 규모로 전개될 예정이다.
■아시아 최초의 연합해군 사령탑… 연합해양작전 주도
이번 우리 해군의 환태평양훈련전대는 김인호(소장) 해군 기동함대사령관이 지휘하며, 이지스구축함 정조대왕함(DDG, 8200t급), 잠수함 도산안창호함(SS-Ⅲ, 3000t급), 상륙함 천자봉함(LST-Ⅱ, 4900t급), 호위함 대전함(FFG, 3100t급), P-8A 해상초계기, AW-159 해상작전헬기, 한국형 상륙돌격장갑차(KAAV) 6대와 해군·해병대 장병 700여 명을 파견한다.
이번 훈련에서 대한민국 해군이 맡은 '연합해군구성군사령관'은 미국, 호주, 캐나다 등 림팩 창설국 외에는 그 어떤 국가도 맡아보지 못한 핵심 보직이다. 아시아 국가 중에서도 최초의 사례다. 김 소장이 지휘하는 연합해군구성군사령부는 훈련에 참가하는 항모강습단, 원정강습단을 비롯해 전체 수상함과 잠수함 등 연합해군 전력을 단일 지휘체계 하에 통제하며 해상공방전, 대잠수함전, 대공전 등 고도의 연합해양작전을 총괄 기획하고 집행하며 연합참모단을 운영한다.
이는 대한민국 해군의 위상이 다국적 해군 전력을 작전적으로 완벽히 지휘·통제할 수 있는 글로벌 리더십을 갖추었음을 입증하는 대목으로 평가된다. 군 당국은 이번 실전적 훈련을 통해 우리 군의 연합해양작전 기획능력과 다자간 해상 통제력을 실질적으로 한층 더 강화하고, 다국적 연합 전력 간의 상호 운용성을 최고조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김 소장은 "우리 해군이 2024년 훈련에서 연합해군구성군사령부 부사령관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이번에 사령관 임무를 처음으로 맡게 된 것은 훈련참가국의 위치에서 지휘국으로 도약했음을 의미한다"며 "대한민국 해군의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해 '국민을 지키는 정예해군'의 위상을 세계 속에 드높이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다층 방어망과 첨단 C4I 연동, 우수한 건조·MRO 역량 과시
이번 출항의 핵심 주역인 이지스구축함 정조대왕함은 국산 함정 건조 기술의 결정체이자 향후 한국형 다층 방어체계의 중심 축으로 강력한 무장을 갖추게될 전망이다. 정조대왕함은 설계 단계부터 미래형 최첨단 유도무기 연동을 완벽히 고려해 건조됐다. 방사청은 지난 22일 제175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를 통해 정조대왕급 이지스함에 탑재할 장거리함대공유도탄 'SM-6'의 최종 기종결정안을 심의·의결했다. 오는 2034년까지 총사업비 약 5300억 원이 투입되는 이 사업을 통해 사거리 240~460km에 달하는 SM-6가 본격 전력화되면, 적의 대함탄도탄과 순항미사일에 대한 정밀 원거리 요격 능력이 극대화된다.
앞서 지난 4월 3일 제174회 방추위에서는 대기권 밖 탄도미사일 요격이 가능한 'SM-3' 유도탄을 오는 2031년까지 총 7530억 원을 투입해 대외군사판매(FMS) 방식으로 확보하는 조달 계획도 최종 확정했다. 요격 고도 90~500km에 달하는 SM-3가 순차적으로 전력화되면, 정조대왕함은 바다 위에서 적의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최첨단 다층 방어망의 핵심 하드웨어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또한 정조대왕함은 국산 정보통신 기술로 개발된 '군위성통신체계-Ⅲ'를 기반으로 다국적 연합 전력 간의 실시간 전술데이터링크를 총괄하도록 설계되어 지휘통제(C4I) 역량과 함정 자체의 전술적 생존성 향상 가능성도 정밀 타진한다. 대규모 연합 작전을 주도하는 과정을 통해 대한민국 해군의 우수한 연합작전 수행능력은 물론, 국내 조선업계가 증명해 온 뛰어난 이지스함 건조 능력과 체계적이고 안정적인 유지·보수·정비(MRO) 역량까지 전 세계 해군 군 관계자들에게 간접적으로 깊이 있게 비춰질 전망이다.
■주일석 해병대사령관도 전격 방미 '육·해상' 입체적 동맹 강화
한편 해상의 정조대왕함이 태평양으로 출항한 것과 발맞추어, 육상에서는 한·미 연합방위태세의 또 다른 축인 해병대 수장이 미국 본토 전격 방문길에 올랐다. 해병대사령부는 주일석 해병대사령관이 미국 해병대사령부의 공식 초청으로 1일부터 7일까지 5박 7일간의 일정으로 미국 워싱턴 D.C를 방문한다고 밝혔다.
주 사령관은 방미 기간 중 에릭 M. 스미스 미 해병대사령관(해병대장)과 벤자민 T. 왓슨 미 해병대 교육훈련사령관(해병중장) 등 미 군부의 핵심 지휘관들과 잇따라 대담을 가질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양국 수장은 한·미 해병대 간의 연합훈련 확대, 인적 교류 등 실질적인 군사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하는 한편, 굳건한 연합방위태세 확립과 미래 혁신전략 방향에 대해 깊이 있는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주 사령관은 방미 기간 중 한국전 참전비와 알링턴 국립묘지, 장진호 전투기념비를 차례로 방문해 참배 및 헌화를 진행하며, 6·25 전쟁 당시 대한민국을 위해 희생한 미국 참전용사들의 넋을 기리는 보훈 외교도 병행한다. 이번 해군의 림팩 지휘관 임무 수행과 해병대사령관의 미 본토 외교 행보는 태평양 해상과 미국 심장부에서 육·해상 전력이 동시에 연합방위의 시너지를 내는 입체적 국방 행보로 풀이된다.
[email protected] 이종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