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물가 당분간 안 떨어진다"…환율 12거래일 연속 1500원대

홍예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6.02 15:52

수정 2026.06.02 15:52

자료사진.뉴스1
자료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에서 좀처럼 내려오지 못하면서 고물가 장기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환율 상승은 수입물가를 끌어올려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되는 구조다. 국제유가 상승까지 겹치며 물가가 3%대에 고착될 조짐을 보이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상단이 기존 예상보다 더 높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2.1원 오른 1516.4원에 장을 마쳤다. 12거래일 연속 1500원대 마감했다.



환율 이날 장중에는 1518.6원까지 오르며 지난 4월 3일 이후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에 따른 달러 강세가 이어지면서 원화 약세 압력이 해소되지 않는 모습이다.

환율 상승은 물가 측면에서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다. 원화 가치가 하락하면 원유와 천연가스, 원자재 등 수입품 가격이 상승하고 이는 생산비와 유통비를 거쳐 소비자물가를 밀어올린다. 통상 환율 변동 효과는 2~3개월가량의 시차를 두고 물가에 반영되는 만큼 최근 환율 급등의 영향은 하반기로 갈수록 본격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소비자물가도 다시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3.1%를 기록하며 전월(2.6%)보다 상승 폭을 키웠다. 물가 상승률이 3%대를 기록한 것은 2023년 3월 이후 처음이다.

한국은행도 물가 상승 압력이 예상보다 오래 지속될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이날 열린 물가 상황 점검회의에서 한은은 "중동 정세 전개와 이에 따른 유가 흐름의 불확실성이 크다"며 "유가 충격이 점차 여타 부문으로 파급되면서 물가상승률이 당분간 3%대를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시장의 관심은 통화정책 경로로 옮겨가고 있다. 물가가 목표 수준인 2%를 웃도는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기준금리 인하 시점은 늦춰지고 추가 인상 가능성까지 거론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공개된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점도표에서는 향후 6개월 내 기준금리 3.0% 수준에 가장 많은 전망이 몰렸다. 다만 일부 금통위원은 3.25% 가능성도 열어두며 물가와 환율 흐름에 따라 추가 긴축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현재 기준금리는 2.50%다. 시장에서는 환율이 1500원대를 중심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수입물가 상승 압력이 이어지면서 물가 둔화 속도가 예상보다 더뎌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 채권시장 관계자는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에 머무는 한 수입물가 경로를 통해 물가가 쉽게 꺾이기 어렵고, 결국 기준금리도 3.0% 중심 시나리오를 넘어 상단까지 함께 열어둬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