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진 현대글로비스 유럽법인장 "암스테르담, 유럽 완성차 공급망 허브로 발전"
현대글로비스, 암스테르담 항만청과 맞손…2027년 PCTC 전용 터미널 가동
[파이낸셜뉴스] "암스테르담을 단순한 선박 입항 거점이 아니라 차량 보관, 품질점검, 출고, 내륙 배송을 아우르는 유럽 완성차 공급망 허브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고객사에 더욱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통합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
이상진 현대글로비스 유럽법인장 상무가 4일 밝힌 말이다.
현대글로비스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항에 유럽 완성차 물류 거점을 구축키로 했다. 자동차운반선(PCTC) 전용 터미널을 확보하고 차량 보관, 출고 전 품질점검(PDI), 내륙 운송까지 연계하는 통합 물류 체계를 마련해 유럽 완성차 공급망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현대글로비스는 최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항만청과 '유럽 완성차 공급망 허브 구축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현지에서 열린 협약식에는 이규복 현대글로비스 대표이사와 코엔 오버툼 암스테르담 항만청 대표이사 등 양측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현대글로비스는 암스테르담항에 완성차 물류 전용 거점을 조성한다. 확보 부지는 총 48만㎡ 규모다. 해당 부지에는 최대 3척의 PCTC가 동시에 접안할 수 있는 선석과 2만대 이상 차량을 보관할 수 있는 치장장, PDI 시설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철도 수송 효율을 높이기 위한 인입철로도 활용할 계획이다.
터미널은 2027년 1월 문을 열 예정이다. 운영은 현대글로비스 유럽법인(GEU)이 맡는다. 현대글로비스가 유럽에서 단독으로 완성차 물류 전용 항만 거점을 확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암스테르담 거점이 현대글로비스의 유럽 내 완성차 물류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암스테르담항은 북해와 맞닿아 있고 도로, 철도, 내륙 수로 연결성이 우수한 항만으로 평가된다. 항만 측도 RoRo 및 자동차 화물 처리 기능을 주요 사업 영역으로 소개하고 있다. 독일, 벨기에,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등 주요 자동차 소비지와 생산 거점으로 접근하기 쉬운 점도 강점이다.
현대글로비스는 유럽으로 수입되는 차량을 암스테르담항에서 하역한 뒤 보관하고, 고객사의 출고 요청에 맞춰 품질 점검을 거쳐 유럽 각국 딜러사로 배송할 계획이다. 유럽에서 생산돼 해외로 수출되는 차량은 제조 공장에서 암스테르담항까지 내륙 운송한 뒤 보관과 선적을 거쳐 해상 운송으로 연결한다.
특히 항만 내 전용 부지를 확보하면서 선박 기항과 차량 처리 과정의 효율성이 높아질 전망이다. 최근 유럽 주요 자동차 항만은 완성차 물동량 증가와 선복 부족, 항만 혼잡 등으로 운영 부담이 커지고 있다. 전용 터미널은 고객사별 재고 관리와 출고 일정 대응력을 높이고, 차량 체류 시간을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암스테르담 거점을 통해 단순 해상 운송을 넘어 항만 운영, 차량 검사, 보관, 내륙 배송을 결합한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현대글로비스 유럽법인은 완성차 물류, 포워딩, 중고차 사업 등을 주요 사업 영역으로 두고 있어 이번 항만 거점과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유럽 완성차 물동량 확대도 투자 배경으로 꼽힌다. 유럽자동차제조협회(ACEA)와 유럽통계청(Eurostat) 등에 따르면 유럽 자동차 수출입 물동량은 2025년 1000만대에서 2028년 1140만대, 2030년 1240만대 수준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독일과 베네룩스 3국의 자동차 판매량이 유럽 전체 수요의 약 28%를 차지하는 만큼 암스테르담항의 입지 경쟁력은 더욱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친환경 물류 역량 강화도 핵심 과제다. 현대글로비스는 암스테르담 거점을 활용해 철도 기반 내륙 운송 비중을 확대하고 선박 기항 시간을 최소화해 탄소 배출량을 줄여 나갈 계획이다. 유럽연합(EU)의 탄소 규제가 강화되는 가운데 완성차 제조사들도 공급망 전반의 탄소 저감을 요구하고 있어 저탄소 운송 체계는 물류업체의 수주 경쟁력과 직결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유럽 해상 물류 네트워크도 확대해왔다. 스웨덴 선사 스테나와 손잡고 설립한 스테나글로비스는 유럽 완성차 해상 운송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는 역할을 하고 있다. 여기에 암스테르담항 전용 터미널이 더해지면 해상 운송과 항만, 내륙 물류를 연결하는 유럽 내 공급망 통제력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현대글로비스는 세계 주요 항만에 완성차 물류 거점을 구축해왔다. 2018년 평택항 자동차 전용 터미널을 마련했고, 2019년에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항 내 완성차 야적장을 추가 확보하며 약 100만㎡ 규모의 자동차 물류 부지를 운영하고 있다. 이번 암스테르담 거점은 아시아와 북미에 이어 유럽 권역을 잇는 핵심 거점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