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병원

연 100억원 건보 재정 누수...정부, '가짜 진료·가짜 환자' 집중 단속 재개

정상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코로나19 이후 중단됐던 건강보험 기획조사 하반기 재실시
거짓청구 적발 시 최대 부당금액 5배 과징금

정부세종청사 보건복지부 표지석. 뉴시스 제공
정부세종청사 보건복지부 표지석. 뉴시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실제 진료하지 않은 환자를 진료한 것처럼 꾸미거나 근무하지 않은 의사가 진료한 것처럼 허위 청구하는 사례로 인해 매년 100억원에 가까운 건강보험 재정이 새고 있다. 이에 정부는 국민 보험료로 운영되는 건강보험 재정 누수를 막기 위해 하반기부터 '가짜 진료·가짜 환자'를 겨냥한 기획조사를 재개한다.

4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건강보험 거짓청구를 집중 점검하기 위한 기획조사를 올해 하반기 실시한다. 기획조사는 건강보험 제도 운영상 개선이 필요하거나 사회적 문제가 제기된 분야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현지조사의 한 유형으로,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지난 2024년부터 2025년까지 중단됐다가 올해 다시 추진된다.

거짓청구는 시행하지 않은 진료행위나 처방, 투약 등을 한 것처럼 속여 건강보험 진료비를 청구하는 행위를 말한다. 진료하지 않은 환자를 진료한 것처럼 청구하거나 근무하지 않은 의료인을 근무한 것처럼 신고하는 사례 등이 대표적이다.

이 같은 거짓청구로 인한 건강보험 재정 누수액은 연평균 약 96억원에 달한다. 이는 전체 부당청구 적발 금액의 약 30%를 차지하는 수준으로 건강보험 재정 건전성을 위협하는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정부는 오는 6월 준비 과정을 거쳐 이르면 8월부터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조사 항목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부당청구감지시스템을 활용해 선정한다. 해당 시스템은 198개 분석 기준을 바탕으로 요양기관별 위험도를 산정하고 부당청구 가능성이 높은 기관을 선별하는 빅데이터 기반 예측 시스템이다.

조사 과정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높이기 위해 의약계와 시민단체,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현지조사 선정심의위원회도 운영한다. 위원회는 조사 항목과 시기 등을 심의한 뒤 사전에 공개할 예정이다.

거짓청구가 적발되면 부당하게 지급된 금액은 전액 환수되며 최대 1년의 업무정지 처분이 내려질 수 있다. 업무정지가 어려운 경우에는 부당금액의 최대 5배에 달하는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부당청구 금액이 20억원인 경우 환수금 20억원과 최대 100억원의 과징금을 합쳐 총 120억원을 부담할 수 있다.
또 거짓청구 사실이 확인된 기관은 형사 고발 대상이 되며, 거짓청구 금액이 1500만원 이상이거나 거짓청구 비율이 20% 이상인 경우에는 건강보험공표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기관명과 위반 사실이 공개된다. 진료기록부 허위 작성 등 의료법 위반 사항이 적발되면 의료인은 최대 1년의 자격정지 처분을 받을 수 있다.

권병기 복지부 건강보험정책국장은 "가짜 진료와 가짜 환자 등 거짓청구를 철저히 조사해 국민이 납부한 건강보험료가 낭비되지 않도록 하겠다"며 "거짓·부당청구 없는 건전한 청구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사후관리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기자 정보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