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매 요청 10% 폭증…블랙스톤도 환매 제한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사모대출 시장의 유동성 우려가 확산되면서 세계 최대 대체투자 운용사 중 하나인 블랙스톤이 대표 펀드의 환매를 제한했다. 스위스 파트너스그룹도 일부 사모펀드의 환매를 제한한 데 이어 추가 펀드로 확대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사모대출 시장에서 시작된 자금 이탈이 사모펀드 시장으로 번지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채권운용사 핌코는 수년 만의 본격적인 신용 손실 사이클이 시작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4일(현지시간) CNBC 등에 따르면 블랙스톤은 대표 사모대출 펀드인 BCRED(Blackstone Private Credit)의 환매 한도를 전체 지분의 5%로 제한했다.
BCRED는 운용자산 규모가 790억달러에 달하는 비상장 기업대출 펀드다. 블랙스톤은 2·4분기 투자자들의 환매 요청 규모가 전체 지분의 10%에 달하자 환매 제한 조치를 발동했다.
BCRED는 올해 1·4분기에도 환매 요청 규모가 사상 최고 수준인 7.9%(약 38억달러)까지 증가한 바 있다. 당시 블랙스톤은 분기별 환매 한도를 일시적으로 확대하고 임직원 자금을 투입해 환매 요청을 모두 수용했다. 그러나 1·4분기 동안 약 10억달러의 신규 자금이 유입됐음에도 환매 규모가 이를 웃돌면서 결국 순자금 유출을 기록했다.
블랙스톤의 조치는 스위스 대체투자 운용사 파트너스그룹이 유럽 내 일부 사모펀드의 환매를 제한한다고 밝힌 직후 나왔다.
파트너스그룹은 이날 추가 펀드에 대해서도 환매 제한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 투자자들의 환매 요구가 사모대출 시장을 넘어 사모펀드 시장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같은 우려에 전날 블랙스톤을 비롯한 미국 사모시장 관련 종목들은 일제히 하락했다. 다만 이날 블랙스톤 주가는 환매 제한 조치 발표 이후 5% 이상 반등했다. 업계는 환매 제한이 위기 신호라기보다 상품 구조상 정상적인 안전장치라는 입장이다.
존 그레이 블랙스톤 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환매 한도는 이런 상품의 결함이 아니라 설계된 기능"이라며 "장기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장치"라고 설명했다.
시장 불안은 신용시장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세계 최대 채권 운용사 가운데 하나인 핌코의 다니엘 이바신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최근 투자자들에게 "수면 아래에서 많은 문제가 진행되고 있다"며 "수년 만에 처음으로 지속적인 부도와 손실 사이클이 시작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고금리 장기화와 경기 둔화 여파로 신용시장의 부실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email protected] 이병철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