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 근무해줘" 후임에 TOD 맡겼다면 '명령위반' [사건실화]
지휘관 보고 없이 TOD 근무 이탈해 생활반서 휴식
법원, 징역 6개월 선고유예…후임병도 선처 탄원
[파이낸셜뉴스] 해안 경계 감시장비 앞을 지켜야 할 A 상병(24)은 생활반으로 돌아갔다. 몸이 좋지 않다는 이유였지만 지휘관에게 알리지는 않았다. 대신 후임병에게 자신을 대신해 근무해 달라고 부탁했다.
A 상병은 포항의 해병대 제1사단 소대에서 TOD 운용병으로 복무하고 있었다. TOD(열상감시장비)는 해안 일대를 실시간으로 살피며 사람이나 선박 등 이상 움직임을 확인하는 장비다. 운용병은 정해진 시간 동안 감시장비 화면을 확인하며 해안 경계 임무를 수행한다.
지난해 6월 10일 A 상병은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통합상황실에서 TOD 근무를 하도록 배정돼 있었다. 그는 일단 근무에 들어갔지만 몸 상태가 좋지 않다며 같은 소대 B 일병에게 대신 근무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후 A 상병은 통합상황실을 빠져나와 생활반으로 이동해 휴식을 취했다. 당초 자신에게 배정된 4시간의 경계근무는 B 일병이 대신 수행했다.
문제는 정식 보고나 교대 절차가 없었다는 점이다. A 상병은 지휘관에게 몸 상태를 알리거나 근무 교대 승인을 받지 않은 채 개인 판단으로 후임병에게 임무를 넘겼다.
군은 B 일병이 대신 근무해 해안 경계가 완전히 비지는 않았더라도, 병사가 임의로 근무자를 바꾸고 지휘관 승인 없이 자리를 떠난 행위 자체를 문제 삼았다. 정해진 지휘 체계와 근무명령을 따르지 않았다고 본 것이다.
결국 A 상병은 소속 대대장이 내린 근무명령을 어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형사10단독(성준규 판사)는 지난 4월 9일 군형법상 명령위반 혐의로 기소된 A 상병에 대해 형의 선고를 유예했다. 선고가 유예된 형은 징역 6개월이다.
재판부는 A 상병이 TOD 근무가 배정된 사실과 해당 시간 동안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는 점을 알고 있었음에도 지휘관에게 보고하지 않은 채 후임병에게 근무를 맡기고 자리를 떠난 사실을 인정했다. A 상병의 법정진술과 후임병의 진술서, 당시 근무명령서 등이 판단 근거가 됐다.
다만 재판부는 범행의 정도가 무겁지는 않다고 봤다. A 상병이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과 몸이 좋지 않아 후임병에게 근무를 부탁한 경위, 실제 근무지를 이탈한 시간 등을 고려했다. A 상병 대신 TOD 근무를 수행한 B 일병이 재판 과정에서 선처를 요청한 점도 반영됐다. 재판부는 A 상병에게 이번 사건 외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과 연령 등을 종합해 징역 6개월의 선고를 유예했다.
425_sama@fnnews.com 최승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