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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에 뒤바뀐 이혼소송의 룰 — 위자료, 증거, 변호사 시장까지 다 바뀌었다[부장판사 출신 김태형 변호사의 '알쏭달쏭 이혼]

파이낸셜뉴스

[파이낸셜뉴스] 최근 몇 년 사이 이혼 소송의 양상은 눈에 띄게 변화하고 있다. 필자는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에서, 그리고 2022년부터 2024년까지 다시 수원가정법원에서 근무하며 약 10년의 간극을 두고 이혼 재판을 직접 다루었다. 여기에 현재 변호사로서의 실무 경험까지 더해보면 이혼 소송이 과거와는 분명히 다른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을 체감한다. 그 주요 변화는 아래와 같이 네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위자료, '보상'에서 '제재'로

첫 번째 변화는 위자료 액수의 상승이다. 과거 실무에서는 부정행위가 인정되는 경우 배우자에 대한 위자료는 약 3,000만 원, 상간자에 대한 위자료는 약 1,500만 원이 일종의 공식처럼 작용되었다. 법원 실무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위자료의 기능을 단순한 정신적 손해배상을 넘어 '불법행위에 대한 억지 및 예방 수단'으로 보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언론이 주목하는 고액 위자료 판결이 속속 등장하기 시작했고, 이를 계기로 여러 하급심도 전반적으로 위자료를 높게 인정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는 이혼 소송에서 위자료가 갖는 의미 자체가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혼 사유의 중심, 부정행위

두 번째 변화는 이혼 사유의 구조적 변화다. 과거에는 이혼 사유로 폭력, 중독, 경제적 문제, 원가족과의 갈등 등 다양한 사유가 고르게 분포되어 있었다. 부정행위는 그중 하나에 불과했을 뿐이다.

그러나 최근 사건들을 보면 상황은 크게 달라졌다. 상당수 사건에서 부정행위는 다른 이혼 사유들과 결합 되어 언제나 핵심 이혼 사유로 등장하고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부부 사이에 아무런 갈등도 없었는데 외도 때문에 이혼 소송이 촉발되는 경우도 많다. 특히 젊은 부부들의 이혼 사유로는 부정행위가 압도적이다.

이러한 변화의 배경에는 SNS의 발달, 정조의무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 그리고 간통죄 폐지 등 여러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과거와 달리 부정행위를 발견했을 때 '참고 살기' 보다 '즉시 이혼'으로 이어지는 선택이 증가한 점은 주목할 만하다.

증거는 더 중요해졌지만, 증거 확보는 더 어려워졌다

세 번째 변화는 증거 확보 환경의 변화다. 과거에는 통화내역, 문자 메시지 수발신 내역, 카톡 내역, 카드 사용 내역, 기지국 위치 등 객관적 증거 자료를 법원을 통해 비교적 쉽게 확보할 수 있었다. 이로 인해 당사자가 증거 확보를 위해 무리한 방법을 동원할 필요성이 크지 않았다.

그러나 현재는 개인정보 보호와 사생활 비밀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관련 증거 신청에 대한 법원의 채택은 매우 제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통신사나 플랫폼 사업자 역시 영장이 없으면 내밀한 자료 제공을 거부하는 경우가 많다.

그 결과 부정행위를 입증하기 위한 합법적 증거 확보는 더욱 어려워졌고, 일부에서는 도청이나 위치추적, 흥신소 의뢰와 같은 위험한 방법에 의존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이는 이혼 소송 당사자가 재판 과정에서 형사적 리스크까지 부담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과열되는 '이혼 전문' 시장

마지막 변화는 이혼 전문 변호사의 급증이다. 과거에는 이혼 사건을 담당하는 변호사의 풀이 제한적이었고, 실무 스타일도 비교적 균질했다. 그러나 현재는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 변호사 수가 증가하면서 이혼 소송 시장에 진입하는 변호사 인원도 급격히 늘어났다. 이혼 사건은 다른 전문 분야에 비해 진입장벽이 낮은 데다가 부동산 가격 상승 등 재산분할 규모의 확대에 따라 수임료도 상승하는 경향이 있어 더욱 많은 변호사가 몰리고 있다.

또한 이혼이 더 이상 숨겨야 할 일이 아닌 '선택의 문제'로 인식되면서 이혼 자체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 크게 증가하였다. 최근 방송과 여러 콘텐츠에서 이혼을 다루는 방식 역시 이러한 흐름을 강화하고 있다. 그 결과 시장은 확대되었지만 동시에 경쟁은 치열해졌고, 전문성의 편차 역시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변화의 본질

이 네 가지 흐름을 종합하여 보면, 최근 이혼 소송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갖는다. 이혼사유가 부정행위 중심으로 재편되었고, 위자료는 점진적으로 상승하고 있으며, 증거 확보는 더욱 어려워졌고, 법률 시장은 과열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실무 변화만이 아니라 가족과 혼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면이기도 하다. 앞으로 이혼 소송은 더욱 정교한 소송전략과 전문성이 요구되는 영역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김태형 법무법인 바른 파트너변호사(전 수원가정법원 부장판사)
김태형 법무법인 바른 파트너변호사(전 수원가정법원 부장판사)

김태형 법무법인 바른 파트너 변호사 l 김태형 변호사는 가사∙상속 분야 전문가이다. 2007년 법관 임용후 2024년 수원가정법원 부장판사를 끝으로 17년간의 법관생활을 끝내고 법무법인 바른에 합류했다. 김태형 변호사는 법관시절 2012년부터 총 8년간 가사∙상속 및 소년심판 업무를 담당했다. 특히 법관 퇴직 전 5년(2019~2024)간 수원가정법원에서 가사소년전문법관으로 수많은 가사∙상속 관련 케이스를 처리하면서 이 분야의 전문성을 확보했다. 베스트셀러인 "부장판사가 알려주는 상속, 이혼, 소년심판 그리고 법원"(박영사, 2023)의 저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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