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은 美·이란 합의문...14개 조항 공개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이란이 체결하기로 한 종전 양해각서(MOU) 초안이 공개됐다. 미국은 이란 원유 수출과 동결자산 사용을 허용하고 최소 3000억달러 규모의 재건·개발 자금 조성까지 약속했다. 반면 핵심 쟁점인 고농축 우라늄 처리 문제는 최종 협상으로 넘겨져 향후 60일 협상의 최대 변수로 남게 됐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CNN은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문을 공개했다. 14개의 조항으로 이뤄졌으면 양국은 오는 19일 스위스 제네바 서명식을 시작으로 60일간 최종 합의를 위한 협상에 돌입한다.
합의문 1조는 미국과 이란, 그리고 양국 동맹국들이 레바논 전선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 즉각적이고 영구적인 전쟁 종식을 선언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양국은 향후 무력 사용과 위협을 중단하기로 했다.
2조에서는 상호 주권과 영토 보전을 존중하고 내정 간섭을 하지 않기로 했다. 3조는 최종 합의 도출 시한을 60일로 규정했다.
4조와 5조는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 방안을 담고 있다. 미국은 해상 봉쇄를 즉각 해제하고 30일 이내에 전쟁 이전 수준으로 선박 통행을 복원하기로 했다. 최종 합의 체결 후에는 주변 지역에서 미군도 철수한다. 이란 역시 기뢰 제거와 항로 복구 작업을 통해 30일 안에 상선 운항을 전쟁 이전 수준으로 회복시키기로 했다.
경제 분야 조항은 사실상 대규모 대이란 지원 패키지에 가깝다. 6조에 따르면 미국은 중동 동맹국들과 함께 최소 3000억달러 규모의 자금을 조성해 이란 재건과 경제 개발을 지원하기로 했다. 구체적인 집행 방식은 향후 60일 내 마련된다.
7조에서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와 국제원자력기구(IAEA) 관련 제재, 미국의 1차·2차 제재를 포함한 모든 대이란 제재를 단계적으로 해제하기로 명시했다. 10조는 미국 재무부가 이란산 원유와 석유화학 제품 수출에 대한 예외 조치를 즉시 발급하도록 규정했다. 은행·보험·해운 등 관련 서비스도 허용 대상에 포함됐다.
11조는 동결자산 해제 조항이다. 미국은 최종 합의 진전에 맞춰 이란의 동결 및 제한 자산을 풀어주고 이란 중앙은행이 지정하는 용도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로 했다.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핵 문제다. 8조에서 이란은 "핵무기를 결코 생산하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고농축 우라늄과 농축 핵물질 처리 방식, 농축 활동 제한 범위 등 핵 협상의 핵심 쟁점은 모두 최종 합의 단계로 넘겨졌다. 합의문은 "농축 물질의 운명(fate of enriched material)"과 핵 관련 현안을 최종 합의에서 다룬다고만 명시했다.
이에 따라 미국이 주장해온 고농축 우라늄 해외 반출과 이란이 요구하는 평화적 핵 이용 권리 보장 문제는 앞으로 60일 협상의 최대 쟁점이 될 전망이다.
9조는 최종 합의 전까지 현상 유지를 규정했다. 이란은 핵 프로그램을 현재 상태로 유지하고 미국은 새로운 제재 부과나 중동 지역 병력 증강을 하지 않기로 했다.
12조는 합의 이행을 감독할 공동 이행기구 설치를 규정했다. 13조는 미국이 해상 봉쇄 해제, 원유 수출 허용, 동결자산 해제 등 핵심 경제 조치를 실제 이행한 이후에만 최종 협상에 착수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마지막 14조는 최종 합의가 체결되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구속력 있는 결의를 통해 국제법적 효력을 갖도록 규정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