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스페이스X 폭등할 때도 떨어지더니...우주 ETF 산 개미들 대혼란

한영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호손의 스페이스X 본사에서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가 스페이스X의 드래곤 V2 우주선을 소개하고 있다. 뉴시스 제공
미국 캘리포니아주 호손의 스페이스X 본사에서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가 스페이스X의 드래곤 V2 우주선을 소개하고 있다. 뉴시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스페이스X에 간접투자하려는 개인 투자자들이 혼란에 빠졌다. 스페이스X가 급등할 때도 국내 우주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은 기대에 못 미쳤는데, 스페이스X가 하락세를 보이면서 가격이 더 떨어진 것이다. 특히, 스페이스X 비중이 높은 ETF일수록 직격탄을 맞는 '단일종목 쏠림' 부작용이 드러나고 있다는 지적도 증권가에서 나온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국내에 상장한 '미국 우주 ETF'의 등락률은 스페이스X 편입 비중에 따라 뚜렷하게 갈렸다. 스페이스X를 30% 안팎으로 많이 담은 종목들이 일제히 하락한 반면, 비중이 낮거나 아직 담지 않은 상품은 오히려 상승세를 보였다.

펀드의 29.42%를 스페이스X로 담은 'SOL 미국우주항공TOP10'은 전일 대비 1.56% 내린 1만415원에 거래를 마쳤다. TIGER 미국우주테크(-1.36%)와 KODEX 미국우주항공(-1.24%), ACE 미국우주테크액티브(-0.63%)도 나란히 하락했다. 지난 16일 신규 상장한 KIWOOM 미국우주데이터센터인프라(-0.65%)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모두 스페이스X의 편입 비중이 28%를 넘는 종목들이다.

반면 스페이스X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거나 없는 상품들은 상승 마감했다. 스페이스X 편입 비중이 6%대에 그치는 TIME 글로벌우주테크&방산액티브는 전거래일 대비 0.43% 오른 2만3625원에 마감했다. 스페이스X를 아직 담지 않은 WON 미국우주항공방산의 경우 전날보다 2.50% 상승한 2만9555원에 장을 마쳤다.

이처럼 희비가 엇갈린 것은 스페이스X가 뉴욕증시에서 처음으로 조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상장 첫날부터 사흘간 19%, 19.6%, 4.8%씩 오르며 공모가(135달러) 대비 50% 가까이 폭등했던 스페이스X는 17일(현지시간) 4.95% 하락한 191.8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 순위도 한 계단 밀려 6위로 내려앉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 매물이 쏟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스페이스X의 변동성이 ETF 전반으로 빠르게 전이되고 있다는 점이다. 상장 이후 우주 투자 자금이 스페이스X로 집중되면서, ETF가 공통으로 담고 있는 기존 우주 종목들은 오히려 짓눌렸다. 로켓랩은 12일부터 16일까지 8.8% 하락했고, 인튜이티브 머신즈와 AST스페이스모바일도 각각 20%, 16% 안팎 급락했다. 한때 ETF 수익률을 떠받치던 이들 종목의 영향력이 이제는 스페이스X 한 종목에 압도당하는 구조로 바뀐 것이다.

여기에 미국에서 스페이스X를 기초자산으로 한 레버리지·인버스 ETF가 11종 이상 새로 상장되고 개별주식 옵션 거래까지 시작되면서, 단기 변동성이 더욱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파생상품을 통한 투기적 수요가 스페이스X 주가를 더 크게 흔들면, 이를 25% 안팎으로 담은 국내 ETF의 가격도 함께 출렁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앞다퉈 스페이스X를 담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나스닥, FTSE 러셀 등 지수를 운영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들도 대형 기업공개(IPO)주를 빠르게 지수에 편입하는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라며 "ETF를 운영하는 자산운용사에서도 대형 IPO주를 늦게 편입할 경우, '트렌드에 뒤처진 ETF'라는 이미지가 생길 수 있어서 빠르게 담아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스페이스X의 편입 비중을 늘리는 게 장기적으로 더 유리하다는 지적도 있다. 윤재홍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IPO 직후 2주 동안은 변동성이 클 수밖에 없다"라면서도 "스페이스X가 곧 주요 지수 편입되면서 패시브 자금을 통해 수급이 빠르게 개선될 예정이다. 최근 주가가 부진한 다른 종목만 들고 있는 ETF보다 스페이스X 비중을 높이는 게 더 나은 선택지일 수 있다"라고 전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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