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술 스파이? 테러 위협?" 홍명보호 덮친 정체불명 드론… 멕시코군 격추에도 '2인조 도주' 발칵
홍명보호 비공개 훈련장 상공에 불법 드론 출몰
멕시코군 전파 교란으로 격추… 조종자 2인조는 도주
미국서도 엿새간 145건 적발… 월드컵 덮친 '비행 공포'
[파이낸셜뉴스] 개최국 멕시코와의 운명적인 맞대결을 앞두고 철통 보안 속에 전술을 가다듬던 홍명보호의 훈련장이 상공에서 날아든 불청객에 의해 발칵 뒤집혔다. 전술 유출을 노린 스파이 행위인지, 혹은 단순한 호기심인지 목적을 알 수 없는 불법 드론이 출몰하며 2026 북중미 월드컵 전역에 '드론 경계령'이 내려졌다.
아찔한 소동은 지난 16일(현지시간) 멕시코 사포판에 위치한 치바스 바예 베르데 훈련장에서 벌어졌다. 멕시코와의 조별리그 2차전을 앞두고 전면 비공개 훈련에 돌입했던 한국 축구대표팀이 한창 몸을 풀던 훈련 초반, 상공에 정체불명의 드론 한 대가 나타나 윙윙거리며 훈련장을 맴돌았다.
일촉즉발의 상황. 대표팀 보안 요원이 이를 가장 먼저 포착해 현장에 전파했고, 즉각 대기 중이던 멕시코 군의 안티 드론(Anti-Drone) 전담 요원이 나섰다. 멕시코 군은 강력한 전파 교란 장치를 가동해 상공의 드론을 그라운드 밖으로 추락시키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사건은 묘하게 흘러갔다. 대표팀 안전 담당관을 비롯해 현지 경찰과 군 병력이 기체를 수거하기 위해 추락 지점으로 다급히 달려갔으나, 조종자로 추정되는 남성 2명이 간발의 차로 드론을 챙겨 달아나면서 결국 꼬리를 잡지 못했다. 치밀하게 전술을 가다듬어야 할 가장 중요한 시점에 불미스러운 상황이 연출된 셈이다.
문제는 이러한 불법 드론의 위협이 비단 멕시코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공동 개최국인 미국 역시 월드컵 경기장 주변을 맴도는 무허가 비행체들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17일 미국 국토안보부(DHS)의 발표를 인용해, 월드컵이 개막한 11일부터 16일까지 미국 내 8개 개최 도시 비행금지구역에서 무려 145건의 불법 드론 침범 사례가 적발됐다고 보도했다. 애틀랜타에서만 36건이 발생해 가장 심각한 보안 위협을 겪었으며, DHS와 현지 경찰은 이 중 55대를 무력화시키고 39대를 압수 조치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 역시 로스앤젤레스와 마이애미 등 다른 개최 구장에서도 유사한 징후를 포착하고 예의주시 중이다.
아직 적발된 기체에서 폭발물이나 치명적인 전파 교란 장치가 발견된 사례는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린 메가 스포츠 이벤트인 만큼, 단순한 해프닝을 넘어 테러 위협으로 번질 수 있다는 공포감이 팽배하다.
마크웨인 멀린 DHS 장관은 "잠재적인 드론의 위협으로부터 대회를 지켜내기 위해 모든 역량을 동원해 기민하게 대응 중"이라며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멕시코전을 앞두고 훈련장 상공마저 의식해야 하는 촌극이 벌어진 가운데, 북중미 월드컵의 보안 시스템이 시험대에 올랐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