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전쟁 후폭풍에 흔들린 원유 ETN...증권사는 LP평가 최하점
[파이낸셜뉴스] 중동전쟁 이후 국제유가가 출렁이면서 상장지수증권(ETN) 시장에도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유가 하락에 베팅하는 곱버스 ETN 가격이 10원대까지 내려앉자 1원 단위 가격 변동에도 괴리율이 크게 벌어졌고, 일부 발행 증권사들은 유동성공급자(LP) 평가에서 최하등급을 받았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N사는 지난 3~5월 거래소 ETN LP 평가에서 3개월 연속 최하점인 'F'를 받았다. 같은 평가에서 증권사 S사도 4~5월 두 달 연속 F를 받았다.
통상 ETN은 증권사가 출시한 상품에 대해 LP 업무까지 직접 맡는다. 이때 LP는 ETN 거래에 있어 유동성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매수·매도 호가를 촘촘히 공급해야 한다. 거래소는 LP의 의무 이행도·적극성, 스프레드 제한, 평균 호가 수량 등 항목을 기준으로 등급을 평가해 월 마다 발표하는데, F등급을 두 달 연속 받을 경우 3개월 간 신규 ETN을 발행할 수 없다.
두 증권사의 LP평가가 나란히 악화된 것은 중동전쟁 이후 국제유가가 급등락을 반복하면서 원유 ETN의 변동성이 확대된 데 따른 영향이 컸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가 커지면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지난 4월 배럴당 117달러까지 치솟았고, 지난달에도 109달러까지 올랐다.
유가가 급등하면서 하락에 베팅하는 곱버스(인버스 2배) ETN 가격은 급락했다. 실제 문제가 된 원유 곱버스 ETN은 올해 초 90원대였지만 지난달 15원까지 하락했다. 또 다른 상품도 지난달 18일 10원까지 내렸고, 해당 상품은 23일 상장폐지됐다.
상품 가격이 10원대로 낮아지면서 작은 가격 변동에도 괴리율이 크게 확대될 수 있는 구조가 원인으로 작용했다. ETN은 가격이 2000원 미만일 경우 최소호가단위(1틱)가 1원인데, 상품 가격이 10원대면 1틱 변동만으로 가격은 10% 움직이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제유가가 하루에도 큰 폭으로 출렁이면서 시장가격이 지표가치(IV)를 제때 반영하기 어려워졌고, 괴리율도 급격히 확대됐다. 결국 저가 ETN의 구조적 특성과 유가 급등락이 맞물리면서 LP평가 악화로 이어졌다는 게 공통된 설명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LP평가는 항목별 점수를 합산해서 등급을 산정한다"며 "WTI 상품 괴리율이 크게 벌어졌던 최근 몇 달 간 발행사에 F등급이 연이어 부여됐다"고 했다.
현재 N증권사와 S증권사는 거래소 규정상 신규 ETN 발행이 제한된 상태다. N증권사는 오는 12월부터 신규 ETN 발행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S증권사도 9월 이후부터 신규 발행을 재개한다는 방침이다.
N증권사 관계자는 "관련 상품들이 1원 가격 변동에도 괴리율이 10% 안팎으로 확대됐고, 유가 하락을 기대하는 투자 수요까지 몰리면서 괴리율 관리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S증권사 관계자는 "LP도 최대한 유동성을 제공하려 했지만 1틱 움직임에도 괴리율이 급증하는 구조였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원유 선물 등 기초자산 변동성이 극단적으로 커질 경우 괴리율도 빠르게 확대될 수 있는 만큼 투자자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레버리지·인버스 원유 상품은 예상과 다른 방향으로 시장이 움직일 경우 가격이 급격히 훼손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