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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행가 김찬삼 탄생 100주년 기념식..."가슴 펴고 세계 봐라"

유선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1963년 11월 25일(현지시간) 가봉공화국 랑바레네 알베르트 슈바이처 병원 앞에서 슈바이처 박사(오른쪽)와 포즈를 취한 김찬삼 선생. 사단법인 김찬삼세계여행문화협회 제공
1963년 11월 25일(현지시간) 가봉공화국 랑바레네 알베르트 슈바이처 병원 앞에서 슈바이처 박사(오른쪽)와 포즈를 취한 김찬삼 선생. 사단법인 김찬삼세계여행문화협회 제공

[파이낸셜뉴스] "김찬삼 선생은 대한민국 KOREA(코리아)를 전 세계에 알린 1세대 크리에이터였습니다."

대한민국 여행문화의 선구자이자 '세계의 나그네'로 불린 김찬삼 선생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지난 20일 오후 인천 중구 영종역사관에서 열렸다. 해외여행이 자유롭지 않던 시절, 배낭 하나로 세계를 누비며 한국인에게 세계를 보여준 그의 삶과 기록 정신을 되새기는 자리였다.

황해도 신천 출신인 김 선생은 인천에 정착한 뒤, 1958년부터 약 40년간 세계 160여개국, 1000여개 도시를 여행한 대한민국 최초의 세계여행가이자 지리학자, 교육자, 여행작가로 평가받는다. 특히 저서 '김찬삼의 세계여행'은 1980년대 100만부 이상 판매된 베스트셀러로, 한국 사회가 세계를 이해하는 창이자 나침반 역할을 했다.

김찬삼세계여행문화협회가 주최하고 김찬삼기념사업회가 주관한 이번 행사는 김 선생의 딸인 김서라 김찬삼세계여행문화협회 이사장과 김을라 전 이사장, 유족을 비롯해 정부·지방자치단체 관계자, 국회 및 지역 의원, 세계여행가, 학계·문화계 인사, '찬사모' 회원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행사가 열린 영종역사관은 김 선생의 삶과도 깊은 인연이 있는 장소다. 기념사업회 관계자는 "현재 영종역사관이 위치한 부지는 김 선생이 1973년부터 거주하며 여행기 집필과 세계여행 준비를 이어갔던 세계여행문화원이 있던 곳"이라며 "선생의 삶과 발자취가 담긴 역사적 의미가 큰 장소"라고 설명했다.

식전 행사에서는 한글서예가 소엽 신정균 작가가 '김찬삼 100년'을 주제로 서예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신 작가는 김 선생의 어록인 "가슴을 펴고 세계를 바라보라. 그리고 거침없이 나아가라"를 약글체 작품으로 표현하며 그의 도전정신을 기렸다. 신 작가는 "어린 시절 방송을 통해 김 선생의 세계여행 이야기를 접하며 큰 감동을 받았다"며 "뜻깊은 행사에 함께하게 돼 영광"이라고 말했다.

1부 기념식은 개식 선언과 국민의례, 김찬삼 연보 및 업적 보고, 기념사와 축사 순으로 진행됐다. 김서라 김찬삼세계여행문화협회 이사장은 기념사에서 "김 선생 탄생 100주년 기념식을 뜻깊은 장소에서 개최하게 돼 매우 기쁘다"며 "선생의 발자취와 정신은 100년의 세월을 넘어 오늘날에도 살아 숨 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선생이 남긴 도전정신과 인류애, 기록의 가치는 지금도 우리에게 큰 울림을 준다"며 "협회는 앞으로도 선생의 정신과 업적을 널리 알리고 계승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또 "선생이 평생 걸어온 길은 끝난 여정이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이어가야 할 미래의 길"이라고 강조했다.

조태숙 서울시관광협회 회장은 축사에서 "대한민국이 관광 강국으로 성장한 출발점에는 세계를 향한 도전정신을 일깨워 준 김 선생이 있었다"며 "선생이 남긴 방대한 기록은 소중한 국가적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대한민국 여행문화의 선구자이자 '세계의 나그네'로 불린 김찬삼 선생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지난 20일 오후 3시 인천 중구 영종역사관에서 열렸다. 김찬삼세계여행문화협회 제공
대한민국 여행문화의 선구자이자 '세계의 나그네'로 불린 김찬삼 선생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지난 20일 오후 3시 인천 중구 영종역사관에서 열렸다. 김찬삼세계여행문화협회 제공

조명행 영월아프리카박물관장도 "김 선생은 1960~70년대 젊은이들의 우상이었으며, 개척정신을 일깨워 준 위대한 선각자"라고 평가했다. 영상 축사를 보낸 조정식 국회의장은 "해외여행이 자유롭지 못했던 시절 'KOREA'가 새겨진 배낭 하나로 전 세계 160개국을 누빈 김 선생은 우리 국민의 시야를 세계로 넓혀 준 개척자였다"며 "선생의 위대한 기록과 정신이 미래 세대에도 이어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서면 축사도 이어졌다. 김교흥 국회의원은 "김 선생은 국민에게 지구촌의 꿈을 심어 준 진정한 영웅이자 인천의 자부심"이라며 "국회 차원의 정책적·입법적 노력을 통해 선생의 업적이 미래 세대에 계승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 박찬대 인천시장 당선인은 "김 선생은 우리 국민의 눈을 세계로 뜨게 해 준 참된 교육자이자 인천의 자부심"이라며 "선생의 정신을 이어받아 300만 인천시민과 함께 세계인이 찾는 글로벌 도시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배준영 국회의원은 "김 선생과 같은 분의 업적을 기리는 박물관이나 기념관은 반드시 건립될 필요가 있다"며 "기념관 건립을 위해 힘쓰겠다"고 전했다.

2부 행사에서는 박계옥 협회 이사의 김찬삼 탄생 100주년 기념 헌시 낭독과 '100송이 장미 헌화식'이 진행됐다. 또 한동안 중단됐던 '김찬삼 여행상' 시상식이 재개돼 자전거 세계일주 여행가 차백성씨가 '제7회 김찬삼 여행상'을 받았다. 차씨는 "여행상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상을 받게 돼 매우 감격스럽고 영광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찬삼 선생 딸인 김서라 김찬삼세계여행문화협회 이사장. 김찬삼세계여행문화협회 제공
김찬삼 선생 딸인 김서라 김찬삼세계여행문화협회 이사장. 김찬삼세계여행문화협회 제공

'김찬삼 탄생 100주년 공로상'은 김 선생의 여정에 동행했던 1세대 여성 여행가 조영선 여사에게 돌아갔다. 조 여사는 "김 선생 탄생 100주년을 맞이하니 감회가 새롭고 감격스러워 눈물이 난다"고 말했다. '미래인재상'은 김동하 제물포고 학생, 박성민 인천고 학생, 지시우·오유정 창영초 학생에게 각각 수여됐다.

이날 김 이사장은 행사에 참석한 구수환 이태석재단 이사장에게 기부금을 전달했다. 김 이사장은 이태석 신부의 인류를 위한 희생과 헌신이 김 선생의 정신과 뜻을 함께한다고 전하며, 인류애를 실천해 온 데 대한 감사의 뜻을 밝혔다.
'김찬삼 유산 기록을 위한 제언'에 나선 장상훈 국립민속박물관장은 "김 선생의 유산은 우리 민족을 넘어 세계적 문화유산으로 평가받을 가치가 있다"며 "후대에 온전히 전승하기 위해 김찬삼 박물관 건립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기념식은 연주단체 엠파티아 보컬 앙상블의 축하 공연과 기념 케이크 커팅식으로 이어졌다. 이후 김찬삼세계여행문화협회와 영종역사관이 공동 기획한 2026 영종역사관 공동기획전 '한국 최초의 세계여행가 김찬삼' 사진전 개막식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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