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CP 발행 급증...크레딧시장 수급 부담 확대 [fn마켓워치]
[파이낸셜뉴스] 증권사들이 크레딧 시장의 주요 자금 흡수처로 부상하고 있다. 기업어음(CP)와 전자단기사채(전단채) 발행을 공격적으로 늘린 데 이어 공모 회사채 발행까지 확대하면서 크레딧 시장 전반의 수급 부담이 커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증권사들의 자금 조달 수요가 다른 크레딧 채권에 대한 투자 여력을 흡수해 스프레드 확대를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4일 코스콤 CHECK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KB증권·NH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키움증권·신한투자증권·삼성증권·미래에셋증권·메리츠증권·하나증권·대신증권 등 국내 주요 10대 증권사의 CP 발행 잔액은 총 54조8092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39조1080억원 대비 40.1% 증가한 수준이다. 1년 전인 지난해 6월 23일 27조7730억원과 비교하면 97.3% 급증했다.
전단채 발행도 상당하다. 같은 날 기준 10개 증권사의 전단채 발행 잔액은 25조원을 넘어섰다. 이 같은 움직임의 배경에는 금융당국의 유동성 규제 강화가 자리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2027년부터 유동성 규제 적용 대상을 전체 증권사로 확대하고 유동자산 인정 기준도 강화할 예정이다. 유동성비율 산정 시 채무보증 반영 범위를 확대하고 환매조건부채권(RP) 담보자산 인정 기준도 조정한다.
시장에서는 2027년 시행 예정인 규제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증권사들이 유동성 확보와 조달구조 개선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증권사들의 조달 확대는 유동성 규제 대응뿐 아니라 증시 거래대금 증가에 따른 증거금 수요 확대, 채권 담보가치 하락에 따른 추가 담보 납입 부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증권사들은 회사채 발행도 확대하고 있다.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신한투자증권 등이 다음 달 공모 회사채 수요예측을 앞두고 있으며, 앞서 KB증권과 NH투자증권도 지난달 공모 회사채를 발행했다.
문제는 수요보다 공급 증가 속도가 더 빠르다는 점이다. 증권사들이 발행한 CP와 전단채, 회사채가 MMF와 기관 자금의 주요 투자처로 떠오르면서 회사채와 여전채 등 다른 크레딧 채권으로 유입될 자금이 줄어들고 있다.
최근 증권사의 CP·전단채 발행 확대와 단기자금시장 변동성 증가가 맞물리면서 크레딧 스프레드는 전반적으로 확대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박문현 KB증권 연구원은 "(증권사의 CP·전단채 발행은) 크레딧 채권 투자심리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증권사 CP·전단채뿐 아니라 특수채와 은행채 등 타 섹터의 금리에도 상방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운용사의 MMF 잔고가 감소하고 채권형 펀드 환매가 지속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이러한 수급 환경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