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인데 누런 콧물이 2주씩이나"…감기인줄 방치했다가 '뇌'까지 위험 [이거 무슨 병]
[파이낸셜뉴스] "감기가 오래 가나보다 했는데 2주가 지나도록 누런 콧물이 안 멈추네요."
직장인 이민혜(38·가명)씨는 지난 봄 감기에 걸린 후 몇 주째 누런 콧물을 달고 산다. 약국에서 코감기약과 코막힘 완화제를 사 먹었지만 그때뿐이었다. 멈추지 않는 콧물도 괴롭지만 이마와 뺨에 묵직한 통증까지 느껴지자, 이씨는 그제서야 이비인후과를 찾았다. 이씨가 받은 진단명은 '급성 부비동염'이었다.
흔히 '축농증'으로 불리는 부비동염은 뺨, 이마, 눈 주위의 빈 공간(부비동)에 염증이 생겨 고름이 차는 질환이다. 부비동은 코의 부속기관으로 콧물을 만들어 코를 통해 빠져나가게 하는 역할을 한다.
부비동염의 가장 큰 원인은 감기다. 물론 코의 해부학적 구조나 음주, 흡연, 알레르기 등과 같은 생활 습관과도 연관이 있지만, 부비동염 환자 10명 중 9명 이상은 감기를 제때 치료하지 않고 방치한 것이 주요 발병 원인으로 분석된다.
최근 부비동염이 '여름철 복병'으로 떠오르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과도한 냉방으로 실내가 건조해지고 안팎의 극심한 온도 차로 면역력이 떨어져 감기가 잘 낫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팬데믹 이후 부비동염 환자는 가파르게 증가해 연간 진료 인원이 580만명을 넘어섰다.
부비동염이 방치되기 쉬운 이유는 초기 증상이 감기나 비염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비동염은 감기·비염과 구별할 수 있는 명확한 세 가지 징후가 있다.
첫째는 열이나 몸살 증상 없는 누런 콧물이다. 맑은 투명한 콧물이 주로 나오는 비염이나 초기 감기와 달리, 부비동염 환자는 점성이 강하고 누런색이나 회색빛을 띠는 화농성 콧물을 흘린다.
둘째는 안면 압박감과 통증이다. 염증이 생긴 부비동 위치에 따라 이마, 뺨, 눈 아래가 짓눌리거나 욱신거리는 느낌이 지속된다. 특히 상체를 앞으로 숙일 때 통증이 심해지는 특징이 있다.
셋째는 콧물이 목 뒤로 넘어가는 후비루 증상이다. 끈적한 점액이 코 뒤에서 목으로 끊임없이 넘어가며 목 이물감과 기침을 유발한다. 이 과정에서 후각 기능이 떨어져 음식 맛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는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그외 감기 증상이 10일 이상 지속되거나, 증상이 호전되는 듯하다가 다시 급격히 심해지는 이중 악화 패턴을 보인다면 이미 부비동염으로 진행됐을 가능성이 크다.
증상이 4주 미만인 '급성' 단계에서는 항생제와 항염증제 등 약물 치료만으로도 완치가 가능하다. 그러나 치료 타이밍을 놓쳐 12주 이상 지속되는 '만성'으로 진행되면 약이 잘 듣지 않아 코 내시경 수술(FESS)을 받아야 할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합병증이다. 부비동은 눈, 뇌 기저부와 물리적으로 매우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어 드물지만 염증이 벽을 뚫고 번지면 눈 주위 조직이 감염되는 '안와봉소염'이나 치명적인 '뇌수막염'을 일으킬 수 있다. 만약 코 증상과 함께 눈이 붓고 충혈되거나, 극심한 두통이 발생한다면 지체 없이 응급실로 향해야 한다.
부비동염을 예방하고 증상을 완화하려면 코를 자극하는 행동을 철저히 피해야 한다.
우선 감기 바이러스 침투를 막기 위해 외출 후에는 반드시 손발을 깨끗하게 씻어야 한다. 여름철에는 실내외 온도 차를 줄이는 것이 핵심인데, 냉방기 가동으로 실내가 너무 춥고 건조하다면 마스크를 착용해 코점막의 온도와 습도를 보호하는 것이 현명하다.
아울러 코 전용 보습 연고를 사용해 콧속 점막을 촉촉하게 유지하고, 하루 1~2회 생리식염수로 비강을 세척해 주는 것도 효과적인 관리 방법이다.
반면 치료 기간 중 되도록 피해야 하는 해로운 자세와 행동도 있다. 우선 책상에 엎드려 잠을 자는 자세는 삼가는 것이 좋다. 머리 쪽 압력을 높여 코막힘과 안면 통증을 극심하게 만들고 고름 배출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물속에서 호흡해야 하는 수영 등은 부비동염 환자에게 금물이다. 수영을 하면 수압으로 인해 코 안의 압력이 불규칙해지고 수영장 소독 성분이 약해진 점막을 자극해 염증을 악화시킨다.
또한 막힌 코가 답답하다고 코를 너무 세게 푸는 행동도 코 점막을 자극할 수 있어 주의하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항생제 복용 원칙이다. 증상이 조금 호전되었다고 해서 환자가 임의로 항생제 복용을 중단하면 내성균이 생겨 치료가 몇 배로 까다로워지므로, 반드시 처방된 기간만큼 끝까지 항생제를 복용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