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한화파워, 북미 첫 진출...美 트럼불 에너지센터에 가스압축기 공급

강구귀 기자
파이낸셜뉴스

한화파워 Prakash Nair CCO "설비 공급 넘어 미 전력 시장 입지 확대"

트럼불 에너지센터 복합화력발전소(CCGT) 전경. 한화파워 제공
트럼불 에너지센터 복합화력발전소(CCGT) 전경. 한화파워 제공

[파이낸셜뉴스] 한화파워가 미국 복합화력발전 시장에 처음 진입했다. 한국남부발전이 사업개발과 투자를 주도한 미국 오하이오주 트럼불 에너지센터에 핵심 설비인 연료가스압축기를 공급하며 북미 사업 확대의 기반을 마련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파워는 24일(현지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트럼불 카운티에서 열린 트럼불 에너지센터 복합화력발전소 준공 및 상업운전 개시 행사에 참석했다. 이 행사에는 한국남부발전, 젬마 파워 시스템즈, 지멘스 에너지, 오하이오 주정부 관계자, 주미 한국 총영사, 금융기관 등 프로젝트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트럼불 에너지센터는 오하이오주 로즈타운 인근에 건설된 약 950MW급 천연가스 복합화력발전소다. 현지 프로젝트 자료에 따르면 이 발전소는 지멘스 에너지의 H급 가스터빈 기술을 기반으로 하며, 2기의 SGT6-8000H 가스터빈과 복합화력 설비로 구성됐다. 젬마 파워 시스템즈는 해당 사업의 EPC를 맡아 설계·조달·시공을 수행했다.

이번 사업은 한국 기업이 미국 민자 발전시장에 참여한 대표 사례로 꼽힌다. 트럼불 에너지센터의 주요 투자자는 한국남부발전,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 지멘스 에너지 등으로 알려졌다. 프로젝트는 2022년 약 12억달러 규모의 금융조달을 마치고 본격 건설에 들어갔다. 미국 전력 프로젝트 파이낸싱 시장에서 한국 발전 공기업과 국내 인프라 투자기관이 함께 참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한화파워는 이번 프로젝트에 연료가스압축기(Fuel Gas Compressor·FGC) 3기를 공급했다. 연료가스압축기는 가스터빈에 투입되는 천연가스 압력을 안정적으로 조절하는 설비다. 발전소 출력과 효율, 기동 안정성에 직접 영향을 주는 핵심 장비로 평가된다.

이번에 공급된 설비는 가변속 구동장치(VFD)가 적용된 일체형 원심 압축기다. 미국 동부 전력권역은 계절별 수요 변화와 배관 압력 변동이 큰 편이다. VFD 방식은 운전 조건에 맞춰 회전 속도를 조절할 수 있어 에너지 효율과 운전 안정성을 높이는 데 유리하다. 특히 복합화력발전소가 재생에너지 변동성을 보완하는 전원으로 활용되는 상황에서 유연 운전 성능은 중요한 경쟁 요소로 꼽힌다.

트럼불 에너지센터는 미국 최대 전력 도매시장 중 하나인 PJM 전력망에 전력을 공급한다. PJM은 오하이오를 포함한 미국 13개 주와 워싱턴DC 권역의 전력시장과 계통 운영을 담당한다. 현지 전력 프로젝트 정보에 따르면 트럼불 에너지센터는 PJM 권역 내 오하이오주 트럼불 카운티에 위치한 약 940~950MW급 가스복합발전 설비로 분류된다.

PJM 시장의 중요성은 최근 더 커지고 있다. 데이터센터 확대와 산업 전기화로 전력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가 PJM 지역 전력 수요 확대의 주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현지 전력업계도 PJM의 여름·겨울 피크 수요가 2035년까지 연평균 3%대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오하이오 역시 데이터센터와 제조업 투자 증가로 전력 공급 안정성 확보가 주요 과제로 부상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시장 환경이 한화파워에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에서는 노후 석탄화력 폐지, 재생에너지 확대,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증가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빠른 기동성과 안정적인 출력 조절이 가능한 가스복합발전의 역할이 커질 수 있다. 한화파워가 연료가스압축기 공급 실적을 확보한 것은 향후 미국 내 신규 발전소와 개보수 시장 진입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한화파워는 이번 사업에서 장비 공급에 그치지 않고 9년 장기정비계약(LTSA)도 체결했다. 계약에는 주요 예비부품 공급과 3차례 대규모 정비 서비스가 포함됐다. 회사는 미국 휴스턴 서비스 거점을 기반으로 현장 지원, 부품 정비, 긴급 대응 체계를 운영할 계획이다.

휴스턴 거점은 북미 애프터마켓 확대의 핵심 기반이 될 전망이다. 한화파워는 북미 지역에서 압축기 서비스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휴스턴은 에너지 기업과 발전·오일가스 고객사가 밀집한 지역이다. 현지 서비스 체계를 갖추면 납기 대응, 부품 조달, 정비 품질 관리 측면에서 고객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

최주몽 트럼불 법인장은 "트럼불 에너지센터는 한국남부발전이 북미 시장에서 추진한 대표 발전 프로젝트로, 안정적인 전력 공급과 친환경 에너지 전환에 기여하는 중요한 이정표"라며 "한화파워를 비롯한 국내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한국형 발전 기술의 경쟁력을 입증하고 글로벌 시장 입지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Prakash Nair 한화파워 최고상업책임자(CCO)는 "이번 프로젝트에서 장비 공급과 장기 서비스 계약을 동시에 확보한 것은 한화파워의 기술력과 운영 역량에 대한 고객의 신뢰를 보여주는 결과"라며 "앞으로 한화파워는 단순 설비 공급을 넘어 장기 파트너십 기반의 서비스 사업을 통해 미국 전력 시장에서 입지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화파워는 이번 트럼불 에너지센터 공급을 계기로 북미 발전 설비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 회사는 고효율 압축기, 발전 설비 솔루션, 장기 유지보수 서비스를 결합해 신규 프로젝트뿐 아니라 기존 설비의 성능 개선과 정비 수요까지 겨냥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전력시장은 신규 발전 설비뿐 아니라 장기 운영과 유지보수 역량이 경쟁력을 좌우한다"며 "한화파워가 첫 공급 실적과 LTSA를 동시에 확보한 것은 북미 시장에서 후속 수주를 노릴 수 있는 레퍼런스를 마련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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