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스페인서 찾은 지방공항 해법… 핵심은 '통합 거버넌스'

김동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항으로 꼽히는 스페인 마드리드 바하라스 공항을 찾은 여행객들이 분주히 걸음을 옮기고 있다. 공항사진기자단 제공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항으로 꼽히는 스페인 마드리드 바하라스 공항을 찾은 여행객들이 분주히 걸음을 옮기고 있다. 공항사진기자단 제공

[파이낸셜뉴스] 한국공항공사가 스페인 46개 공항을 통합 운영하는 세계 최대 공항운영그룹(AENA)을 찾아 국내 지방공항 활성화와 '외래 관광객 3000만명' 유치를 위한 해법 모색에 나섰다. 거점 공항과 지방 공항을 연계하는 상생 전략과 관광 당국과의 일원화된 거버넌스가 핵심 벤치마킹 대상으로 꼽힌다.

스페인 마드리드 바하라스 공항에서 지난 25일(현지시간) 만난 안헬 산스(Angel Sanz) AENA 전략 및 공공정책 부문 총괄 이사는 "대형 공항이든 소형 공항이든 개별적인 분리 수익 계정 없이 통합된 단일 수익 계정으로 관리하며, 모든 공항이 네트워크가 창출하는 시너지와 규모의 경제로부터 동일한 혜택을 받도록 뒷받침하는 것이 AENA 모델의 뼈대"라고 강조했다.

그는 1980년대 쇠락하던 철강 도시 빌바오가 연간 100만명이 찾는 관광지로 부활한 배경에는 AENA의 치밀한 유치 전략이 있다고 소개했다. AENA는 허브 공항과 지방 공항의 신규 취항을 무리하게 하나의 계약으로 묶는 대신, '노선·공항별 차등형 유치 인센티브(Route Incentive)' 체계에 집중해 항공사의 자발적 취항을 유도한다.

상업시설 운영에 있어서도 입찰 사안 및 권역별 특성에 맞춰 '롯(Lot)'을 유연하게 묶어 처리하는 번들 컨세션 방식을 쓴다. 실제로 2023년 진행된 대규모 글로벌 면세점 입찰의 경우, 21개 입찰 대상 공항을 단일 묶음이 아닌 마드리드 단독, 안달루시아, 카나리아, 카탈루냐, 발레아레스, 북부 권역 등 총 6개의 롯(Lot)으로 세분화해 상업적 효율성을 극대화한 바 있다.

AENA는 이 같은 맞춤형 인센티브와 지역 홍보 지원을 결합해 영국행 노선이 거의 전무했던 소규모 지방 공항인 헤레스(Jerez) 공항의 트래픽을 성공적으로 유치하기도 했다.

지역 상생과 상업 인프라의 디지털 전환도 돋보인다. 전체 상업 면적의 최대 30%를 현지 소상공인에게 의무 배정해 공항에 지역 색채를 입혔다. 또한 온·오프라인 통합 쇼핑 모델인 '샵 투 플라이(Shop to Fly)' 플랫폼을 구축해 공항의 물리적 한계를 넘어선 '디지털 컨세션'을 실현, 최근 상업 수익을 전년 대비 10% 끌어올렸다.

관광 당국과 공항의 칸막이를 허문 일체형 거버넌스는 국내 도입이 가장 시급한 과제로 지목된다. AENA는 지자체나 관광청 등이 주도하는 별도의 마케팅 펀드에 직접 출자하는 대신, 현지 관광 당국이 가장 효과적인 정책을 펼칠 수 있도록 핵심 '데이터 및 정보(Data)'를 제공하는 데 주력한다.

또한 세계 노선 개발 박람회(Routes)와 같은 공식 행사에서 공동 마케팅을 펼치거나, 특정 타깃 노선의 비즈니스 케이스(수요 예측 등)를 제안하기 위해 관광 당국과 함께 항공사에 공동 접근하는 등 긴밀한 조율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공사의 사용료 감면, 지자체 지원금, 관광공사 마케팅이 제각각 겉돌고 있다.

특히 인천공항과 한국공항공사로 운영 주체가 이원화돼 있고 김포공항의 노선 확대마저 제한돼, 대형 공항의 자산을 레버리지 삼아 지방을 견인하는 AENA식 전략을 구사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산스 총괄 이사는 "항공사 취항과 노선의 수익성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내려면 공항의 비용 경쟁력뿐만 아니라 시의회, 관광 당국 등 관련된 모든 기관이 뜻을 한데 모아 항공사에 일원화된 통합 제안을 제시해야 한다"며 "한국 역시 다양한 성공 케이스의 장점을 취합하여 현지 상황에 맞는 성공적인 통합 모델을 만들어 내는 도전에 나서길 바란다"고 제언했다.

안헬 산스(Angel Sanz) AENA 전략 및 공공정책 부문 총괄 이사가 지난 25일 스페인 마드리드 바하라스 공항에서 AENA의 성공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공항사진기자단 제공
안헬 산스(Angel Sanz) AENA 전략 및 공공정책 부문 총괄 이사가 지난 25일 스페인 마드리드 바하라스 공항에서 AENA의 성공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공항사진기자단 제공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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