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전 얼마나 심했으면"... 박지성·이영표·안정환, 2002 전우들마저도 등 돌렸다 [2026 월드컵]
박지성 "이기려는 의지 안 보여"·이영표 책상 '쾅'
안정환 "전술 변화 제로, 감독이 책임져야"·김남일 "명보야 잘하자"
2002 4강 전우들의 작심 일침
[파이낸셜뉴스] 참담한 경기력 앞에서는 '2002년 4강 신화'를 함께 일궈냈던 뜨거운 전우애마저 자취를 감췄다.
벼랑 끝에 몰린 홍명보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을 향해, 한 시대를 풍미했던 전설적인 동료들인 박지성, 이영표, 안정환, 김남일이 일제히 날 선 십자포화를 퍼붓고 나섰다.
홍명보호는 지난 25일(한국시간)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최종 3차전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에 0-1로 무기력하게 패배했다. 피파랭킹 61위에게 당한 충격적인 덜미, 그리고 이어진 조 3위 추락. 이 끔찍한 졸전을 현장에서 지켜본 레전드 해설위원들은 끝내 끓어오르는 답답함을 참지 못했다.
가장 먼저 포문을 연 것은 평소 침착하기로 소문난 박지성 JTBC 해설위원이었다. 그는 "한국이 정말 이기려고 한 경기가 맞는지 되짚어봐야 한다. 조별리그 3경기 내내 공격 전술이 아예 보이지 않았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선제 실점 이후에도 후방에서 겉도는 선수들의 움직임을 지적하며 벤치의 늦은 대처를 강하게 질타했다.
KBS 중계석의 분위기는 더욱 험악했다. '치밀한 분석가' 이영표 해설위원은 분노를 주체하지 못하고 책상을 세 번이나 강하게 내리쳤다. 그는 홍 감독의 전술을 두고 "처음부터 끝까지 어떠한 의도도 보이지 않은 경기"라고 평가절하했다. 특히 손흥민을 벤치에 앉힌 선발 라인업의 의도가 실종된 점, 수비의 핵 김민재가 빠진 후 조직력이 도미노처럼 붕괴된 점을 조목조목 짚으며 홍명보호의 무기력증을 맹폭했다.
'쓴소리'라면 둘째가라면 서러운 안정환과 김남일도 라이브 방송을 통해 작심 비판에 가세했다.
안정환은 손흥민 선발 제외와 전술 부재를 언급하며 "선택에 대해서는 온전히 감독이 책임을 져야 한다. 0-1로 뒤진 상황에서도 포메이션이나 전술에 아무런 변화를 주지 않은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날을 세웠다. 함께 방송에 출연한 김남일 역시 "한 마디만 하겠다. 명보야 잘하자"라며 짧고 굵직한 뼈 때리는 일침을 남겼다.
자력 32강 진출이라는 화려한 밥상을 걷어찬 대가는 너무나 가혹하다. 한때 그라운드 위에서 피와 땀을 나누며 한국 축구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전우들마저 이제는 냉정한 저격수로 돌아섰다. 그 누구의 '실드'도 받지 못하는 홍명보 감독은 축구 인생에서 가장 춥고 외로운 사면초가의 늪에 빠졌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