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52만 카보베르데도 가는데 광탈이라니… 상식 버린 韓 축구, '희망고문' 끝 최악의 참사 [2026 월드컵]
인구 52만 카보베르데·콩고도 뚫어낸 48개국 체제 32강 문턱… 역대 최강 스쿼드 쥐고도 초라한 귀국길
공정성 무너진 '촌극' 선임의 예견된 결말… 전술이 불러온 0-1 대참사
3일간의 경우의 수 대기표마저 찢겼다… 정몽규·홍명보 떠날 韓 축구 앞날은 '시계 제로'
[파이낸셜뉴스] 기적은 없었다. 아니, 애초에 요행을 바라는 것 자체가 무리였을지도 모른다. 남의 나라 발끝만 쳐다보며 피를 말렸던 3일간의 잔인한 '희망고문'은 결국 가장 참담하고 비참한 결말로 막을 내렸다. 대한민국 축구 역사상 가장 화려한 기대를 모았던 2026 북중미 월드컵은, 역대 가장 끔찍한 흑역사로 기록되게 됐다.
조별리그 3위로 추락해 산소호흡기에 의존하던 한국 축구의 숨통을 최종적으로 끊어놓은 것은 콩고민주공화국이었다. 28일(한국시간) 우즈베키스탄을 3-1로 완파한 콩고민주공화국이 32강 진출 경우의 수 끄트머리에 매달려 있던 한국을 낭떠러지 아래로 완전히 밀어버렸다.
참으로 뼈아프고 서글픈 현실이다. 이번 대회는 참가국이 무려 48개국으로 늘어나 32개 팀이 토너먼트에 진출하는, 그야말로 '역대급'으로 문턱이 낮아진 무대였다. 인구 52만 명에 불과한 아프리카의 작은 섬나라 카보베르데도, 한국에 사형 선고를 내린 콩고민주공화국도 당당히 32강 티켓을 거머쥐었다. 하지만 손흥민, 이강인, 김민재라는 월드클래스 '황금세대'를 보유한 한국은 그 흔한 32강 잔치에 초대조차 받지 못하고 쓸쓸히 짐을 싸야 했다.
돌아보면 이 끔찍한 비극의 씨앗은 이미 출발선부터 잉태되어 있었다. 상식과 공정성을 완벽하게 내다 버린 대한축구협회의 주먹구구식 감독 선임 과정은 팬들의 분노를 샀고, 시작부터 벤치의 리더십을 갉아먹었다.
물론 그라운드 위에서 반전의 불씨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1차전 체코를 상대로 2-1 역전승을 거두며 투혼을 보여줬고, 해발 1500m 고지대에서 열린 '개최국' 멕시코와의 2차전에서도 비록 0-1로 패했지만 박수받을 만한 끈기를 증명했다.
문제는 모든 것이 유리하게 세팅되어 있던 3차전 남아프리카공화국전이었다. 비기기만 해도 32강에 오르는 상황에서 홍명보 감독은 뜬금없이 에이스 손흥민을 벤치에 앉히는 치명적인 자충수를 뒀다. 결과는 전술과 조직력이 철저히 붕괴된 0-1 대참사. 경기 후 "왜 그런 경기력이 나왔는지 답을 찾지 못하겠다"는 수장의 황당한 변명은 멕시코 현지 교민들과 밤잠을 설친 5천만 국민의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
12년 전인 2014년 브라질 대회에서 1무 2패의 참담한 성적표를 들고 쫓겨나듯 물러났던 홍명보 감독은, 자신의 손으로 다시 한번 한국 축구를 수렁에 빠뜨렸다.
진짜 위기는 이제부터다. 32강 진출 실패라는 결과표는 단순한 토너먼트 탈락을 넘어 한국 축구 시스템 전체의 붕괴를 의미한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월드컵 직후 사임을 예고한 가운데, 쏟아지는 여론의 십자포화를 맞은 홍명보 감독 역시 자리를 보전하기 어려운 사면초가에 놓였다. 당장 다가오는 9월 아시안게임과 내년 1월 아시안컵을 앞두고 한국 축구는 완벽한 '시계 제로'의 진공 상태에 빠졌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