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 맞을까 두려웠나"… 홍명보호 사상 초유의 '귀국 행사 취소' [2026 월드컵]
대한축구협회 "30일 귀국, 별도 행사 없다" 선언
원정 월드컵 사상 첫 귀국장 행사 전면 취소
12년 전 브라질 1무 2패 당시 '엿 투척' 트라우마 탓?
[파이낸셜뉴스] 계란 세례가 두려웠던 것일까. 아니면 12년 전 입국장에 쏟아졌던 '엿 투척'의 트라우마가 되살아난 것일까.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사상 최악의 졸전을 펼치며 32강 문턱에서 짐을 싼 홍명보호가 성난 민심을 피해 도망치듯 초라한 귀국길에 오른다.
대한축구협회는 28일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3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다"며 "별도의 귀국 행사는 없다"고 못 박았다. 원정 월드컵을 마치고 돌아온 국가대표팀이 해단식이나 기자회견 등 입국장 행사를 전면 취소한 것은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팬들의 시선은 싸늘함을 넘어 차갑게 얼어붙었다. 1무 2패라는 처참한 성적으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던 2014년 브라질 대회 당시에도 최소한의 귀국 행사는 열렸다. 당시 지휘봉을 잡았던 홍명보 감독과 선수들은 굳은 표정으로 입국장에 서서 성난 팬들이 던진 '호박엿'을 맞으며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1승 2패라는 최악의 성적표, 그리고 무전술 논란으로 민심이 폭발한 상황에서 협회와 홍 감독이 '계란 세례' 등 격해진 팬들의 물리적 분노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꼼수를 부린 것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역대 최강의 스쿼드를 쥐고도 처참하게 실패해놓고, 국민 앞에 서서 비판을 수용하고 매를 맞을 최소한의 용기조차 내다 버린 셈이다.
입국 풍경도 초라하기 짝이 없다. 30일 귀국길에는 홍 감독을 비롯해 조현우, 김민재, 황인범, 황희찬, 백승호, 김문환, 이강인, 설영우 등 단 8명의 선수만 동행한다. 캡틴 손흥민을 포함한 나머지 선수들은 7월 1일까지 각자 뿔뿔이 흩어져 개별적으로 입국장을 빠져나갈 예정이다. 하나의 팀으로 싸우고 하나로 뭉쳐 돌아와야 할 국가대표팀의 끈끈함은 온데간데없다.
참가국이 48개국으로 대폭 확대된 이번 대회에서 32강조차 오르지 못한 것은, 과거 32개국 체제를 기준으로 치면 본선 무대조차 밟지 못한 것이나 다름없는 치욕이다.
실력으로 아시아의 호랑이 자존심을 구긴 것도 모자라,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묻는 팬들의 목소리가 두려워 도둑처럼 입국장을 빠져나가는 홍명보호. 이것이 2026년 오늘, 길을 잃고 밑바닥까지 추락해 버린 대한민국 축구의 쓸쓸한 현주소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