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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못해놓고 왜 조나단한테?"… 콩코 승, 韓 32강 탈락에 튄 '황당 불똥' [2026 월드컵]

전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콩고, 우즈벡 3-1 완파하며 한국 32강 최종 탈락
애먼 조나단에게 쏠린 빗나간 분노
"사과해라" "콩고 올라가니 좋냐" SNS 악플 테러
"한국인 수준 떨어뜨리지 마라" 자정 목소리도
귀화 결과 기다리는 청년 향한 부끄러운 마녀사냥

방송인 조나단이 6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2026 대한민국 퍼스트브랜드 대상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뉴시스
방송인 조나단이 6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2026 대한민국 퍼스트브랜드 대상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뉴시스

[파이낸셜뉴스] 그라운드 위에서의 무기력한 졸전도 뼈아프지만, 그라운드 밖에서 벌어지는 빗나간 화풀이는 씁쓸함을 넘어 부끄러움을 자아낸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2026 북중미 월드컵 32강 진출에 최종 실패하자, 콩고민주공화국 출신 방송인 조나단(24)의 소셜미디어(SNS)에 일부 누리꾼들의 몰상식한 악플 테러가 쏟아지는 황당한 촌극이 빚어지고 있다.

28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월드컵 K조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콩고민주공화국이 우즈베키스탄을 3-1로 제압했다. 이 결과로 와일드카드 커트라인에 위태롭게 매달려 있던 한국 축구는 조 3위 그룹 9위로 밀려나며 32강 탈락의 사형 선고를 받았다.

문제는 한국 축구의 탈락이 확정되자마자 불똥이 엉뚱한 곳으로 튀었다는 점이다. 일부 몰지각한 누리꾼들은 콩고민주공화국 출신인 조나단의 SNS를 찾아가 축구와 전혀 상관없는 게시물에 악성 댓글을 달기 시작했다. 이들은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 "콩고가 올라가니까 기분 좋냐", 심지어 "한국이 떨어졌는데 사과하라"는 억지에 가까운 분노를 표출하며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실력으로 32강 자력 진출의 기회를 걷어찬 것은 홍명보호다. 최약체 남아프리카공화국에 0-1로 패배하며 스스로 무덤을 판 대표팀의 참사를 두고, 묵묵히 한국에서 방송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청년에게 책임을 묻는 것은 전형적이고 비겁한 마녀사냥에 불과하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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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이를 제지하려는 자정의 목소리도 높다. 다수의 누리꾼은 악플러들을 향해 "우리나라가 못해서 탈락한 건데 왜 엄한 조나단에게 화풀이하냐", "제발 한국인 수준을 떨어뜨리지 말라", "부끄러운 줄 알라"며 조나단을 적극적으로 방어하고 있다.

조나단은 8세이던 지난 2008년 가족과 함께 난민 자격으로 대한민국에 들어와 정착했다. 2013년 KBS 1TV '인간극장'을 통해 이름을 알린 후 특유의 밝고 친근한 매력으로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맹활약 중이다. 특히 그는 지난달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최근 귀화 시험을 보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며 대한민국 국민이 되기 위한 진심을 내비친 바 있다.
축구는 졌고, 결과를 되돌릴 수는 없다. 하지만 그 실패의 원인을 냉정하게 분석하고 비판해야 할 에너지를, 애먼 이방인 출신 방송인을 향한 '화풀이'로 낭비하는 것은 성숙한 축구 팬덤의 자세가 아니다. 그라운드 위의 결과만큼이나, 그라운드 밖에서 보여주는 팬들의 품격 역시 국가의 수준을 결정짓는 법이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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