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가정에서 '찜질기' 잘못 사용, 병원치료 사례 는다"

변옥환 기자
파이낸셜뉴스

급성부상엔 '냉찜질'이 골든타임..염증 세포활동 둔화시켜야
굳어진 만성 통증에는 '온찜질'..혈류량 늘려 조직 이완해야

[파이낸셜뉴스] 일상생활에서 발목을 접질리거나 담에 걸렸을 때 가장 먼저 찾게 되는 가벼운 처치 중 하나가 바로 '찜질'이다.

찜질은 수건, 패드, 주머니 등의 도구를 활용해 신체 특정 부위에 열기나 냉기를 직접 전달함으로써 통증을 완화하고 회복을 돕는 전통적이면서도 효과적인 치료 방법이다.

그러나 주위에서 쉽게 행해지는 대중적인 처치법인 만큼 정작 어떤 상황에 냉찜질을 하고 어떤 상황에 온찜질을 해야 하는지 정확히 알지 못해 화를 키우는 환자들이 많다.

부산 온병원(병원장 김동헌·전 부산대병원 병원장) 관절센터는 냉찜질과 온찜질이 신체혈관에 작용하는 원리가 정반대이기 때문에 이를 잘못 선택해 적용하면 증상이 악화되는 것은 물론 병원 신세를 져야 할 수도 있다고 28일 지적했다.

실제로 한국소비자원과 대한화상학회 등의 통계 자료에 따르면 매년 가정 내에서 찜질기를 잘못 사용하거나 상황에 맞지 않는 오용으로 인해 병원 치료를 받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60% 이상은 온찜질 중 발생한 '저온 화상'이나 급성 부상에 온찜질을 실시해 증상이 심각하게 악화된 경우였으며, 고령층과 당뇨환자 등 감각이 둔해진 사람이 피해 비중이 높았다.

신체조직이 찢어지거나 외부 충격으로 인해 환부가 붉게 달아오르고 퉁퉁 부어오르는 '급성 부상' 단계에서는 초기 48시간 이내에 반드시 '냉찜질(한랭요법)'을 시행해야 한다.

냉찜질은 환부의 온도를 낮춰 세포 활동을 일시적으로 둔화시키는 것이 핵심 원리이다. 차가운 기운이 혈관을 수축시킴으로써 부상 부위로 피가 몰리는 현상을 막아주며, 내부 출혈과 부종(부기)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신경의 전도 속도를 늦춰 통증 감각을 둔하게 만드는 천연 마취 효과도 겸하고 있어 급성기 진통에 매우 탁월하다.

냉찜질을 적용하는 증상으로는 △발목을 접질렸을 때(급성염좌) △무거운 물체에 부딪혀 멍이나 혹이 생겼을 때 △치과 발치 및 성형 수술 후 부기를 가라앉힐 때 △벌레에 물려 가렵고 부어오를 때 등이다.

만약 발목을 삐자마자 붓기를 빼겠다며 뜨거운 온찜질을 하거나 뜨끈한 방바닥에 환부를 지지는 행동은 불난 집에 부채질을 하는 격이다.

열이 가해지면 혈관이 크게 확장되면서 터진 혈관을 통해 피와 체액이 더 빠른 속도로 뿜어져 나오게 된다. 이로 인해 부종이 극대화되어 환부가 심하게 부어오르고 내부 조직 손상이 심화되며, 염증 세포의 활동이 활발해져 가만히 있어도 욱신거리는 통증이 훨씬 심해진다.

반대로 열감이 완전히 사라지고 조직이 딱딱하게 굳었거나 장기간 지속되는 '만성 통증'에는 혈액 순환을 돕는 '온찜질(열요법)'이 정답이다.

온찜질은 환부의 온도를 높여 신체 조직을 느슨하게 이완시키는 원리다. 혈관을 확장시켜 통증 부위로 이동하는 혈류량을 늘려주며, 이 과정에서 산소와 영양분이 풍부하게 공급되어 손상된 조직의 재생과 회복이 한층 빨라진다. 딱딱하게 굳어진 근육과 관절 주변 조직을 부드럽게 만들어 주어 뻐근함이나 근육 경직을 완화하는 데 매우 유용하다.

온찜질을 해야 하는 주요 증상이나 상황은 △만성적인 허리 통증과 어깨 결림 △자고 일어난 후 목이 돌아가지 않는 이른바 '담'에 걸렸을 때 △아랫배가 차고 심한 생리통이 있을 때 △안구 건조 및 눈의 피로를 느낄 때 등이다.

부상 후 적절산 시기에 냉온 찜질의 방법을 달리해야 한다. 발목 염좌 등 급성 부상을 입은 지 대략 3일(48∼72시간) 정도 지나 열감과 큰 부기가 가라앉았다면 이때부터는 냉찜질에서 온찜질로 전환하여 뭉친 피(멍)를 흡수시키고 회복을 도모해야 한다.

만성 통증에 '냉찜질'을 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

근육이 뻣뻣하게 굳어 있는 상태에서 차가운 냉찜질을 가하면 기름을 찬물에 넣은 것처럼 조직이 더욱 꽁꽁 굳어버리는 부작용이 발생한다. 차가운 자극으로 인해 근육과 인대가 반사적으로 강하게 수축하면서 경직이 심화되어 환부를 움직이기가 더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또 혈관이 수축해 혈류량이 줄어들면 통증 유발 물질이나 피로 물질이 배출되지 못해 묵직한 통증이 장기화되고, 주변 신경을 압박해 찌릿한 신경통이 동반될 수 있다.

찜질치료 가장 큰 대원칙은 '피부에 열이 나고 부어오를 때는 냉찜질, 굳고 뻐근할 때는 온찜질'을 적용하는 것이다.
만약 부상 상황을 오인해 반대의 찜질을 했다면 그 즉시 중단해야 한다. 이후 우리 몸이 원래의 정상 온도를 되찾을 때까지 최소 30분에서 1시간가량 편안히 휴식을 취한 뒤 환부의 상태를 면밀히 재점검하고 올바른 찜질법을 선택해 처치하는 것이 안전하다.

환자를 진료하고 있는 윤성훈 온병원 진료원장. 온병원 제공
환자를 진료하고 있는 윤성훈 온병원 진료원장. 온병원 제공

온병원 관절센터 윤성훈 진료원장(정형외과전문의) "증상이 완화되지 않고 통증이 지속될 경우 자가 찜질에만 의존하지 말고 즉시 병원을 찾아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lich0929@fnnews.com 변옥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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