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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고문으로 끝난 홍명보호… 최종 34위 역대 최악 성적표[2026 월드컵]

전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8년만에 조별리그 탈락 굴욕
대표팀 감독 두번째 도전 홍명보
2년 준비에도 전술 부재 아쉬움
대진운까지 따랐지만 1승 2패

홍명보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27일(현지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 치바스 바예 베르데 훈련장에 마련된 베이스캠프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뉴스1
홍명보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27일(현지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 치바스 바예 베르데 훈련장에 마련된 베이스캠프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뉴스1
희망고문으로 끝난 홍명보호… 최종 34위 역대 최악 성적표[2026 월드컵]

사흘간 이어졌던 가혹한 '희망고문'의 끝은 결국 참담한 절망이었다. 남의 나라 경기 결과에 한국 축구의 명운을 걸어야 했던 2026 북중미 월드컵의 여정이 끝내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초라한 마침표를 찍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28일 펼쳐진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J, K, L조의 최종전 결과에 따라 각 조 3위 12개 팀 중 10위로 내려앉았다. 32강 토너먼트 진출의 마지노선이었던 와일드카드 8위 밖으로 밀려나며 탈락이 최종 확정됐다. 한국 축구가 월드컵 조별리그의 문턱을 넘지 못한 것은 2018년 러시아 대회 이후 8년 만이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2022년 카타르 대회에 이어 통산 세 번째 원정 16강 진출을 겨냥했던 대표팀의 목표는 신기루처럼 사라졌다.

무엇보다 뼈아픈 것은 대회의 외연적 확대가 무색할 만큼 철저하게 드러난 한국 축구의 현주소다. 사상 처음으로 참가국이 48개국으로 대폭 확대된 이번 대회에서 한국이 기록한 최종 순위는 34위다. 이는 기존 32개국이 경쟁하던 과거의 월드컵 체제를 기준으로 환산한다면, 사실상 본선 진출조차 해내지 못한 것과 다름없는 초라한 수치다. 역대 월드컵 최하 성적이라는 불명예스러운 꼬리표가 이번 대표팀을 향하게 됐다.

이번 대회의 실패는 벤치의 역량 부족이 빚어낸 결과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4년 브라질 대회 당시 1무 2패의 성적으로 사령탑에서 물러났던 홍명보 감독은 12년 만에 두 번째 기회를 부여받았으나, 다시 한번 실패의 기록을 남겼다. 대회를 불과 1년 앞두고 지휘봉을 잡았던 과거와 달리 이번에는 개막 2년 전부터 팀을 이끌며 충분한 시간이 주어졌다. 하지만 선임 과정의 공정성 논란으로 출발부터 흔들렸고, 본선 무대에서도 뚜렷한 전술적 색채를 증명하지 못했다.

조별리그 운영 과정도 아쉬움의 연속이었다. A조에 속한 한국은 체코와의 1차전에서 2-1 역전승을 거뒀고, 멕시코와의 2차전에서도 0-1로 석패하며 선전했다. 그러나 모든 것이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었던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3차전에서 0-1 충격패를 당하며 스스로 벼랑 끝으로 향했다. 이후 사흘 동안 타 구장의 결과를 기다리며 9개의 '경우의 수' 중 3개의 적중만을 바랐으나, 스페인의 승리를 제외한 모든 결과가 한국을 철저히 외면하며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선수들의 개인적 활약 면에서도 분명 아쉬움은 남는다. 특히 이번이 자신의 네 번째 월드컵 무대였던 주장 손흥민(LAFC)은 과거에 비하면 눈에 띄는 활약을 보이지 못하며 공격포인트 제로에 그쳤다. 한 골만 더 추가했다면 안정환과 박지성을 넘어 한국인 월드컵 최다 득점(4골) 신기록을 작성할 수 있었으나, 그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결국 실력을 증명하지 못한 팀에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깊게 불신받는 대한축구협회의 시스템적 한계와 그라운드 위에서 해법을 찾지 못한 벤치의 무기력함이 빚어낸 합작품이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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