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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시작부터 격렬한 '하투', 파업 자제하고 대화로 풀라

파이낸셜뉴스

노란봉투법 둘러싼 노사 갈등 확산
생존을 건 글로벌 경쟁 시기 고려를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 중앙노동위원회. /사진=뉴시스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 중앙노동위원회. /사진=뉴시스

올여름 노동계의 하투가 예년과는 다른 충격을 산업계에 미칠 전망이다. 올해 하투에는 임금 인상과 복지 문제를 넘어 첨예한 노사 간 쟁점들이 대기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촉발된 원청과 하청의 고용구조 논쟁이 이번 하투의 핵심 쟁점이 될 것이다. 여기에 완성차·정보기술(IT) 업계의 성과급 분쟁이 하투에 불을 지를 태세다. 나아가 인공지능(AI) 도입에 따른 고용불안까지 첩첩산중으로 얽히면서 하투의 파고가 거세질 전망이다. 이렇게 하투 쟁점들을 따져 보면 이 나라가 파업 공화국인가 싶을 정도로 심각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먼저, 하투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노란봉투법 시행이 촉발한 원청교섭 전선의 확대다. 지난 3월 법 시행 이후 원청과 하청 간 교섭을 놓고 갈등이 번지고 있다. 자동차·조선·철강·플랜트·건설 등 우리 제조업의 근간을 이루는 업종들이 한꺼번에 원청교섭 문제를 놓고 투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릴 것이다. 재계에서는 노란봉투법이 통과되기 전부터 사업장 내 극심한 혼란이 벌어질 것을 우려해왔다. 그런 걱정이 현실이 되었고, 이제는 거센 하투를 일으킬 불쏘시개가 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성과급 분쟁까지 덮쳤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해 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요구하며 파업권을 확보했다. 카카오는 창사 이래 첫 파업에 이어 '로그아웃 데이'를 예고했다. 이처럼 원청교섭 투쟁에 이어 성과급 분쟁이 제조업과 IT 업계를 가리지 않고 확산되는 형국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금속노조는 AI 도입 시 고용과 인권 보호를 핵심 요구안에 포함시켰다. AI가 인간 노동시장을 위협할 것이란 우려가 있지만 즉시 나타날 것은 아니다. 그런데 미래에 벌어질 문제까지 올해 투쟁의 무대로 끌어들인 것이다.

무조건 노동자를 탓할 순 없다. 노동3권은 법이 보장한 노동자의 권리다. 그러나 현실을 도외시한 무리한 요구는 기업은 물론 경제를 위기에 빠뜨릴 수 있다. 더욱 걱정스러운 대목은 기업들의 생존을 건 글로벌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현재 상황이다. 중국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세계시장을 잠식하고, 미국과 유럽은 관세장벽으로 자국 산업을 보호하는 등 각국의 경쟁이 살벌하다고 할 정도다. 한국 제조업은 그 사이에 끼어 사면초가 형국에 놓여 있다. 이 엄중한 시기에 파업을 볼모로 잡고 어느 때보다 격렬하게 하투에 나서는 노동계가 국민의 공감을 얻을 수 있겠나.

노란봉투법 시행을 둘러싼 갈등은 노사 간의 대화로 풀 여지가 충분하다. 법 취지와 현장 적용 사이의 간극을 메우는 게 합리적 해결책이다. 원청의 사용자성 범위와 교섭 절차 등은 노사정이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찾아야 한다. 이를 위해선 노동계도 요구를 관철할 만능의 무기로 파업을 꺼내 들기 전에, 대화의 끈을 먼저 잡는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문제의 핵심은 이런 혼란을 자초한 노란봉투법이다. 문제가 크다면 개정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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