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로] AI 강국 위한 조건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가 발표됐다.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구축, 피지컬 AI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이날 대통령의 마무리 발언이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를 마치면서 "사실 최근 며칠 동안 놀랐다"고 했다. 그동안 국가 균형발전을 국가 핵심과제로 선정하고 지역투자를 위해 오랫동안 노력해왔지만, 이번 정책은 기대했던 수준보다 너무 높은 수준의 목표를 설정해줬다는 것이었다.
솔직히 말하면 기자 역시 그랬다. 지난주 보도를 통해 3대 프로젝트가 공개됐을 때, 이들 프로젝트에 대한 기대감은 높지 않았다. 3가지 모두 기존 정책 발표에서 많이 언급됐던 단어들이었다. '그럴듯한 청사진' 정도가 나올 수 있겠다고도 생각했다. 일례로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대해 과연 구체적인 장소와 일정이 발표될지 반신반의했다. 구축 위치와 착공일, 규모 등이 발표될 것인지가 관심사였다.
의외로 이날 정부는 구체적인 장소와 구축 연도를 발표했다. 규모도 내놓았다.
정책 발표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최근 과학기술계에서 아쉬웠던 것은 정책 대신 사람에 대한 이슈가 더 부각된 것이다.
실제 K-문샷 프로젝트에서는 K-문샷의 12개의 각 미션을 총괄하는 프로젝트디렉터(PD)에 대한 자격 논란이 불거졌다. K-문샷은 국가 난제를 AI로 해결하는 대형 연구개발(R&D) 추진 계획이다. 12개의 첨단기술을 지원한다는 목적은 뒷전이었다. 논란이 된 해당 PD는 현재 사임한 상태다. 그의 자리는 당분간 공석으로 운영된다고 한다.
범위를 좀 더 넓혀보면 AI 정책도 비슷했다. 새 정부가 'AI강국' 기조에 맞춰 신설한 대통령 직속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는 출범 1년 만에 사실상 핵심 자리인 AI미래기획수석이 공석이 됐다. AI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인물 중 한사람이었던 그의 공석은 실상 정책에 대한 기대를 반감시키기에 충분했다. 후임에 대한 하마평이 나오고 있지만 AI전략위 역할에 대한 기대는 예전과는 달라졌다.
결국 정책을 만드는 사람들은 묵묵히 업계와 소통하고 계획하는 이들이라는 것을 새삼 절감한다. 다만 여기서 의문은 그렇다면 과연 K-문샷의 PD나 AI전략위의 AI수석이 의미가 있었느냐는 것이다. 정책에서 사람이 주는 상징성도 필요하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정책 자체가 아닐까
화려한 타이틀이 아니라 정책 자체가 실질적인 알맹이여야 한다는 평범한 사실의 중요성을 다시 생각하게 된 보고회였다.
jiany@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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