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캐스트, 미디어·통신 분리...'스트리밍 시대' 승부수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미국 최대 케이블·미디어 기업 컴캐스트가 NBC유니버설을 별도 상장사로 분사하는 대대적인 구조개편에 나선다. 케이블TV 가입자 감소와 스트리밍 경쟁 심화, 미디어 업계 대형 인수합병(M&A) 확산 속에서 통신과 미디어 사업을 분리해 각각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시장은 이를 기업가치 제고 신호로 받아들이며 컴캐스트 주가는 장전 거래에서 20% 넘게 급등했다.
컴캐스트는 29일(현지시간) NBC유니버설과 유럽 미디어 사업인 스카이를 별도 상장사로 분사한다고 밝혔다. 분사는 비과세 방식으로 진행되며 약 1년 안에 완료될 예정이다. 기존 컴캐스트 주주들은 분사 이후 컴캐스트와 NBC유니버설 양사의 주식을 모두 보유하게 된다.
브라이언 로버츠 컴캐스트 공동 최고경영자(CEO) 겸 회장은 투자자 대상 콘퍼런스콜에서 "기술 사업과 미디어 사업은 성격이 다른 성장 기회를 갖고 있다"며 "각 사업이 독립적으로 전략을 수립하고 자본을 배분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컴캐스트의 진화를 위한 중요한 다음 단계를 시작한다"며 "컴캐스트와 NBC유니버설이라는 두 개의 독립 회사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조직 개편도 함께 이뤄진다. 현재 공동 CEO인 마이크 캐버너는 NBC유니버설 CEO를 맡고, 컴캐스트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지낸 마이클 안젤라키스가 컴캐스트 CEO를 맡는다. 로버츠 회장은 양사의 경영에 계속 관여할 예정이다.
분사되는 NBC유니버설에는 유니버설 테마파크와 유니버설 영화·TV 스튜디오, NBC와 스트리밍 서비스 피콕(Peacock), 브라보, 유럽 미디어 기업 스카이 등이 포함된다. 반면 존속법인인 컴캐스트는 케이블, 무선통신, 기업용 통신서비스 사업에 집중한다.
이번 구조개편은 미디어 산업의 급격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승부수다. 케이블TV 중심의 유료방송 시장이 빠르게 축소되는 반면 넷플릭스를 비롯한 스트리밍 플랫폼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이 영향으로 컴캐스트 주가는 지난 1년간 약 30% 하락했다.
컴캐스트는 이미 올해 초 CNBC와 MS나우(MS Now) 등 케이블 채널과 디지털 자산을 별도 상장사인 버샌트 미디어로 분사한 바 있다.
캐버너 CEO는 "미디어와 통신 산업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으며 변화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며 "이 같은 환경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컴캐스트 주가는 장전 거래에서 한때 26%까지 치솟았고 이후에도 20%가 넘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컴캐스트는 분사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자사주 매입은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양사의 배당 정책은 분사 완료 전 별도로 공개할 예정이다. 또 분사 이후에도 NBC유니버설 지분 최대 19.9%를 약 1년간 보유한 뒤 세금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단계적으로 처분할 계획이다.
[email protected] 이병철 특파원




